지백(知伯)이 구유(仇由)를 정벌하고자 하였으나 길이 험하여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계책을 내어 거대한 종을 주조하여 구유의 왕에게 기증하기로 하였다.
구유의 왕은 크게 기뻐하며 길을 닦아 종을 받아들이려 하였다.
이에 적장만지(赤章曼枝)가 간언을 하였다.
“안 됩니다. 그처럼 거대한 종을 보내는 것은 소국이 대국에게 표하는 예입니다. 대국이 소국에 보내온다는 것은 심상치 않습니다. 반드시 적병이 그 뒤를 밟아 공격해 올 것입니다. 종을 받아 들여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구유의 왕은 그 말을 듣지 않고 그 종을 받기로 하였다.
적장만지는 수레바퀴의 축을 잘라내 작게 한 다음 좁은 길로 빠져나가 제(齊)나라로 도망쳤다.
그 후 7개월 만에 구유는 공격을 받고 멸망하고 말았다.
<한비자 제23편 설림(하)>
知伯將伐仇由, 而道難不通, 乃鑄大鍾遺仇由之君. 仇由之君大說, 除道將內之. 赤章曼枝曰:「不可. 此小之所以事大也, 而今也大以來, 卒必隨之, 不可內也.」 仇由之君不聽, 遂內之. 赤章曼枝因斷轂而驅, 至於齊, 七月而仇由亡矣. <韓非子 第23篇 說林(下)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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