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알우(董閼于)가 조(趙)나라의 지방 태수가 되어 석읍(石邑)의 산중을 순시하였는데 계곡은 깊고 절벽은 가팔라 깊이가 백 길이나 되었다.
이에 동알우가 인근 마을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 골짜기에 들어가 본 사람이 있는가?”
마을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동알우가 다시 물었다.
“어린애, 장님, 귀머거리, 미치광이 중에 이곳에 들어가 본 사람이 있는가?”
마을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동알우가 다시 물었다.
“그러면 소나 말 또는 개나 돼지 중에 들어가 본 놈이 있는가?”
마을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동알우는 ‘그럴 것이다.’라며 크게 탄식을 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잘 다스릴 수 있다. 내가 법을 엄격히 적용하여 용서함이 없으면 마치 사람이 저 계곡에 들어가면 반드시 죽는 것과 같아 감히 범하는 자가 없을 것이니, 어찌 다스려지지 않겠는가?”
<한비자 제30편 내저설(상) 7술 : 필벌>
董閼于爲趙上地守. 行石邑山中, 澗深, 峭如牆, 深百仞, 因問其旁鄕左右曰:「人嘗有入此者乎?」 對曰:「無有.」 曰:「嬰兒·盲聾·狂悖之人嘗有入此者乎?」 對曰:「無有.」 「牛馬犬彘嘗有入此者乎?」 對曰:「無有.」 董閼于喟然太息曰:「吾能治矣. 使吾法之無赦, 猶入澗之必死也, 則人莫之敢犯也, 何爲不治?」 <韓非子 第30篇 內儲說(上) 七術 ; 必罰 201>
- 백인[百仞] 백 길이라는 뜻으로, 매우 높거나 깊은 모양을 나타낸 말.
- 영아[嬰兒] 젖먹이. 젖을 먹을 나이의 어린아이.
- 맹농[盲聾] 소경과 귀머거리.
- 광패[狂悖] 행동이 도의(道義)에 벗어나서 미친 사람처럼 사납고 막됨. 분별없이 도리에 어긋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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