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배추밭 2015-11-272023-01-05하늘구경졸시拙詩No Comments 1025 views 서리의 침습으로 천지가 붉게 누렇게 물들었다. 마지막 힘을 쓰는 가을 물도 붉게붉게 만 리를 흐른다. 산골짝 비탈 밭 배추들만이 전쟁을 앞둔 병사들처럼 시퍼렇게 도열해 있다. 머지않아 이들 대부분은 소금에 절여지고 고춧가루 범벅이 되어 시뻘겋게 축 늘어져 차곡차곡 쟁여질 것이다. 그리고 겨우내 이 집 저 집 밥상에 오를 것이다. 아, 누가 저들의 살고 죽음에 대해 말하랴 늦가을 배추밭은 장엄도하다 – 안상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