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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은 자연에 두어도 가슴엔 포부가 있어야 한다 <채근담/소창유기>


높은 지위에 있더라도

산림에 묻혀 사는 풍취가 없어서는 안 되고

자연에 묻혀 은거할지라도

반드시 국정에 대한 경륜은 품고 있어야 한다.


居軒冕之中,  不可無山林的氣味.
거헌면지중,  불가무산림적기미.
處林泉之下,  須要懷廊廟的經綸.
처임천지하,  수요회랑묘적경륜.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前集전집>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小窓幽記소창유기>

※ 소창유기에는 須懷廊廟的經綸가 須懷廊廟的經綸로 되어 있다.


  • 헌면[軒冕]  귀족, 고관대작, 옛날 사대부의 수레와 관. 헌면(軒冕)은 옛날에 대부(大夫) 이상의 고관이 타던 거마(車馬)와 면복(冕服)으로, 전하여 높은 벼슬을 비유한다. 참고로, 장자(莊子) 선성(繕性)에 “높은 벼슬이 내 몸에 미쳤다 해도 그것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성이 아니고 외물이 우연히 밖에서 들어와 내 몸에 붙은 것일 뿐이다. 외물이 밖에서 들어와 기생하는 경우에는 오는 것을 막을 수도, 가는 것을 붙들 수도 없다.[軒冕在身 非性命也 物之儻來也 寄之 其來不可圉 其去不可止]”라고 하였다.
  • 헌면[軒冕]  헌(軒)은 수레이고, 면(冕)은 고대의 왕후(王侯)와 고관(高官)들이 착용한 예모(禮帽)이다. 고대에 대부(大夫) 이상이 타는 수레와 면복(冕服)으로, 고관 또는 관작(官爵)과 봉록(俸祿)을 널리 이르는 말이다. 장자(莊子) 선성(繕性)에 “옛날에는 이른바 뜻을 얻었다고 하는 것은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그 자신의 즐거움에 더 이상 보탤 것이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이 뜻을 얻었다고 하는 것은 높은 벼슬을 얻어 귀한 신분이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영화와 부귀가 자신의 몸에 있다는 것은 자기 본연의 모습이 아니라 밖에 있는 것이 우연히 와서 붙어 지내는 것이라 자기에게 붙어 지내는 것이 오는 것을 막을 일도 아니고 가는 것을 멈추게 할 일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벼슬을 한다 해도 그 뜻을 방자하게 갖지 않아야 하고 궁색하고 구차하다하여 세속을 따르지도 않아야 한다. 높이 되어 잘살든 궁색하고 가난하든 그 둘의 즐거움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걱정할 것도 없다. 부귀영화와 즐거움이란 높은 벼슬을 살든 궁색하고 구차하든 다르지 않은 것이다. 지금 사람들은 자기 몸에 붙어 있던 것들이 떠나면 즐거워할 줄 모르는데, 이것을 보더라도 그 사람은 비록 즐거웠다고 하는 그때에도 실은 즐겁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깥에서 온 것에게 자신을 다치고, 세속을 따르느라 자신의 본성을 잃는 사람을 ‘전말이 뒤집힌 백성’이라 하는 것이다.[古之所謂得志者, 非軒冕之謂也, 謂其無以益其樂而耳矣. 今之所謂得志者, 軒冕之謂也. 軒冕在身, 非性命也, 物之儻來, 寄者也. 寄之, 其來不可圉, 其去不可止. 故不爲軒冕肆志, 不爲窮約趨俗, 其樂彼與此同, 故無憂而耳矣. 今寄去則不樂, 由是觀之, 雖樂, 未嘗不荒也. 故曰: 喪己於物, 失性於俗者, 謂之倒置之民.]”라고 하였다.
  • 기미[氣味]  기분과 취미. 맛과 냄새. 마음과 취미. 일이 되거나 안 되는 모양. 약의 효능이나 성질을 판단하는 기준. 참고로, 송나라 소식(蘇軾)이 해남(海南)으로 귀양 갈 때 황정견(黃庭堅)이 자첨적남해(子瞻讁南海)라는 시를 지어 주었는데 “자첨이 해남으로 귀양을 가니, 당시의 재상이 그를 죽이려 했네. 혜주의 밥 배불리 먹고, 자세히 연명 시에 화답하였네. 팽택은 천 년토록 이름 남겠고, 동파도 백세까지 전해지리라. 둘의 출처 비록 같지 않지만, 기상과 취미만은 서로 같아라.[子瞻讁海南 時宰欲殺之 飽喫惠州飯 細和淵明詩 澎澤千載人 東坡百世士 出處雖不同 氣味乃相似]”라고 한 구절이 있다.
  • 풍취[風趣]  아담한 정취의 풍경. 격에 맞는 멋. 풍경(風景)의 아취(雅趣). 풍치(風致).
  • 임천[林泉]  수풀과 샘물. 곧 수목이 울창하고 샘물이 흐르는 곳으로, 세상을 버리고 은둔하기에 알맞은 곳을 이른다. 산림(山林)과 강호(江湖). 또는, 은사(隱士)의 정원(庭園). 물러나 은거하는 곳. 산과 들의 고요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은거지(隱居地). 산림천석(山林泉石).
  • 낭묘[廊廟]  조정(朝廷)의 대정(大政)을 보살피는 전사(殿舍). 암랑(巖廊) 혹은 묘당(廟堂)이라고도 한다. 대신(大臣)들의 집무처로 조정(朝廷)을 이르는 말이다. 랑(廊)은 궁전의 외곽 건물. 묘(廟)는 태묘(太廟)로, 국가의 대사(大事)는 먼저 랑묘(廊廟)에서 의논하였다고 한다. 조선조의 의정부(議政府)와 같은 곳이다. 후한서(後漢書) 29권 신도강전(申屠剛傳)에 “낭묘(廊廟)의 계책을 미리 정하지 않고, 군대를 움직임에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있다.[廊廟之計 旣不豫定 動軍發衆 又不深料]”라고 하였다.
  • 경륜[經綸]  국가를 경영하는 일. 국가의 대사(大事)를 다스릴 것을 꾀함. 일정한 포부(抱負)를 가지고 어떤 일을 조직적으로 계획함. 또는 그 계획이나 포부. 천하(天下)를 다스리는 것. 또는 이에 필요한 경험이나 능력. 참고로 주역(周易) 둔괘(屯卦) 상전(象傳)에 “구름과 우레가 둔이니, 군자가 보고서 경륜한다.[雲雷屯, 君子以, 經綸.]”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한 주자(朱子)의 본의(本義)에 “경륜은 실을 다스리는 일이니, 경은 이끎이요, 윤은 다스림이다. 어려운 세상은 군자가 큰일을 할 수 있는 때이다.[經綸, 治絲之事, 經, 引之; 綸, 理之也. 屯難之世, 君子有爲之時也.]”라고 하였다. 또, 중용장구(中庸章句) 제32장에 “오직 천하에 지극히 성실한 분이어야 능히 천하의 대경을 경륜하며 천하의 대본을 세우며 천지의 화육을 알 수 있다.[唯天下至誠 爲能經綸天下之大經 立天下之大本 知天地之化育]”라고 하였다.
  • 포부[抱負]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앞날에 대한 훌륭한 계획이나 희망. 마음속에 지닌 앞날에 대한 생각이나 계획, 희망, 자신.

【譯文】 志在林泉,  胸懷廊廟.
身居高官顯貴之中,  不可沒有隱居山林淡泊名利的氣息情趣  ;  身處林木泉石之下,  必須要有胸懷天下治理國家的抱負才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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