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몸가짐은
경우에 따라 변해서는 안 된다.
큰불에 쇠가 녹아 흘러도
맑은 바람처럼 고요해야 하고
된서리가 만물을 죽여도
화창한 날씨처럼 온화해야 하고
흙먼지가 하늘을 가려도
밝은 해처럼 환해야 하고
큰 파도가 바다를 뒤엎어도
돌기둥처럼 우뚝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천지간에 참된 인품이다.
持身涉世, 不可隨境而遷.
지신섭세, 불가수경이천.
須是大火流金而淸風穆然, 嚴霜殺物而和氣藹然,
수시대화유금이청풍목연, 엄상살물이화기애연,
陰霾翳空而慧日朗然, 洪濤倒海而砥柱屹然,
음매예공이혜일랑연, 홍도도해이지주흘연,
方是宇宙內的眞人品.
방시우주내적진인품.
<채근담菜根譚/청각본淸刻本(건륭본乾隆本)/평의評議(004)>
- 목연[穆然] 온화하다. 온순하다. 조용히 생각하다. 고요히 생각하는 모양. 심원한 모양. 소리가 그윽한 모양. 온화한 모양.
- 애연[藹然] 온화하다. 부드럽다. 온화하고 선량하다. 무성하다. 가득하다. 윤택하다. 가득 어려 있다.
- 매회[霾晦] 흙먼지로 하늘이 뿌옇다. 바람에 먼지가 날려 온 하늘이 뿌옇게 되는 현상을 이른다.
- 혜일[慧日] 부처의 지혜를 햇빛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 낭연[朗然] 낭랑하다. 맑고 우렁차다. 쟁쟁하다. 주자(朱子)의 시 독이빈로옥간시우음(讀李賓老玉澗詩偶吟)에 “홀로 요금을 안고 옥계를 지나니, 낭연히 맑은 밤 달 밝은 때일세.[獨抱瑤琴過玉溪 朗然淸夜月明時]”라고 하였다.
- 홍도[洪濤] 큰 파도.
- 지주[砥柱] 바위로 이루어진 산 이름으로, 중국 황하(黃河)의 격류(激流) 중에 서 있어도 조금도 요동되지 않고 오히려 하수(河水)가 분류(分流)하여 산 모양이 마치 수중에 우뚝 솟아 있는 기둥과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水經 河水 注> 세속에 휩쓸리지 않고 난세에도 의연하게 절조(節操)를 지키는 군자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지주중류(砥柱中流)라 하기도 한다.
- 흘연[屹然] 우뚝 솟은 모양. 위엄 있게 우뚝 솟은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다.
[譯文] 持恒守一 葆眞人品
把持身心涉足世事, 不可以跟隨環境變化而變遷. 必須是强大火力熔化金屬中保持淸涼微風的和美而化養萬物, 嚴冽霜雪肅殺萬物中堅持和藹氣度的和善而親近自然, 陰沉霾霧蔽翳天空中秉持智慧日光的明朗而豁然開朗, 洪大波濤翻倒大海中守持岩坻柱石的穩固而巍然屹立, 這才是天地間眞正的爲人品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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