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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귀해도 공부하고 어른을 섬기고 어진 이를 따르고 <圍爐夜話위로야화>


부유하면서 책을 읽으려 하지 않고

귀하면서 덕을 쌓으려 하지 않으니

그 기회를 놓침이 안타깝다.

어리면서 어른을 섬기려 하지 않고

어리석으면서 어진 이를 가까이 않으니

이보다 더 상서롭지 못한 일은 없다.


富不肯讀書,  貴不肯積德,  錯過可惜也.
부불긍독서,  귀불긍적덕,  착과가석야.
少不肯事長,  愚不肯親賢,  不祥莫大焉.
소불긍사장,  우불긍친현,  불상막대언.

<圍爐夜話위로야화>


  • 불긍[不肯]  ~하려고 하지 않다. 기꺼이 ~하려고 하지 않다. 원하지 않다. 즐기어 하지 아니함. 요구 따위를 즐기어 듣지 아니함. 요구 따위를 받아들이지 않음. 즐겨 하고자 하지 않음. 참고로, 서경(書經) 대고(大誥)에 “아버지가 집을 지으려 하여 이미 설계까지 끝냈다 하더라도, 그 자손이 집터도 닦으려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집이 완성되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若考作室, 旣底法, 厥子乃不肯堂, 矧肯構?]”라고 하였고, 진서(晉書) 권79 사안열전(謝安列傳)에 “진(晉)나라 사안(謝安)이 회계(會稽) 땅 동산(東山)에서 20여 년 동안 한가히 은거하면서 조정의 부름에 계속해서 응하지 않자 ‘안석이 나오려 하지 않으니 장차 창생을 어찌할꼬.[安石不肯出, 將如蒼生何.]’라는 말을 듣기도 하였는데, 마침내 나이 사십에 몸을 일으켜 벼슬길에 나아가 삼공(三公)의 지위에까지 이르렀다.”는 고사에서 보인다.
  • 독서[讀書]  책을 읽다. 공부하다. 책을 그 내용과 뜻을 헤아리거나 이해하면서 읽는 것. 심신을 수양하고 교양을 넓히기 위하여 책을 읽는 행위. 참고로, 주자어류(朱子語類) 권10 독서법 상(讀書法上)에 “책을 읽을 때는 모름지기 두루 넓고 가득하게 읽어야 한다. 나는 일찍이 상세할지언정 소략하지 말고, 낮출지언정 높이지 말며, 졸렬할지언정 공교롭지 말며, 가까울지언정 먼 데 있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讀書, 須是遍布周滿. 某嘗以爲寧詳毋略, 寧下毋高, 寧拙毋巧, 寧近毋遠.]”라고 하였고, 어비력대통감집람(御批歷代通鑑輯覽) 권47 용문왕통헌책불보(龍門王通獻策不報)에, 수(隋)나라 왕통(王通)이 당시의 권신(權臣)인 양소(楊素)로부터 벼슬을 권유받았을 때 “나에게는 선인이 남겨 준 오두막이 있으니 풍우를 피하기에 족하고, 땅뙈기가 있으니 죽을 끓여 먹고 살기에 족하고, 글을 읽고 도를 얘기하니 스스로 즐기기에 족하다.[通有先人之敝廬, 足以庇風雨, 薄田足以供餰粥, 讀書談道, 足以自樂.]”라고 하면서 사양했던 고사가 전한다.
  • 적덕[積德]  덕(德)을 많이 쌓음. 은혜를 많이 베풀어 덕(德)을 쌓음. 덕을 많이 베풀어 쌓음. 또는 그런 덕행(德行). 참고로, 논어(論語) 학이(學而)의 제사(題辭)에 “도에 들어가는 문이요 덕을 쌓는 기본으로서 배우는 자가 먼저 힘써야 할 곳이다.[乃入道之門, 積德之基, 學者之先務也.]”라고 하였고, 소식(蘇軾)의 시 흥룡절집영전연교방사(興龍節集英殿宴敎坊詞)에 “글을 읽어 이미 천추의 거울을 얻으셨고, 덕을 쌓아 영원히 만세산처럼 되셨도다.[觀書已獲千秋鏡, 積德長爲萬歲山.]”라고 한 데서 보이고, 주역(周易) 곤괘(坤卦) 문언(文言)에 “선을 쌓은 집안에는 후손에게 반드시 경사가 있게 마련이고, 불선을 쌓은 집안에는 후손에게 반드시 재앙이 돌아오게 마련이다.[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라는 말이 나온다.
  • 착과[錯過]  착오(錯誤)와 과실(過失). 잘못과 실수. 기회 등을 놓치다. 스치고 지나가다. 잘못을 저지르다. 잘못. 과실. 실책.
  • 가석[可惜]  몹시 아까움. 아깝게도. 아깝다. 섭섭하다. 아쉽다. 아쉬워하다. 애석해 하다. 아까워하다. 유감스럽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막상의행(莫相疑行)에 “사내로 태어나 이룬 것 없이 머리만 세고, 이빨까지 흔들거리니 참으로 애석하다.[男兒生無所成頭皓白, 牙齒欲落眞可惜.]”라고 한 데서 보이고, 삼국(三國) 시대 위(魏) 나라 양수(楊脩)가 “대저 닭갈비란 먹자니 먹을 것이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생각이 든다.[夫鷄肋, 食之則無所得, 棄之則如可惜.]”라고 한 데서 보인다. <後漢書 卷54 楊震列傳 玄孫脩>
  • 사장[事長]  어른을 섬김. 어른을 모심. 참고로, 대학장구(大學章句) 전 9장에 “효는 군주를 섬기는 덕목이고, 제는 어른을 섬기는 덕목이고, 자는 민중을 부릴 수 있는 덕목이다.[孝者, 所以事君也, 弟者, 所以事長也, 慈者, 所以使衆也.]”라고 하였다.
  • 친현[親賢]  어진 이를 가까이함. 어진 이와 친함. 참고로, 맹자(孟子) 진심 상(盡心上)에 “지자의 입장에서는 알지 못하는 것이 없어야 하겠으나, 당장에 해야 할 일을 급하게 여겨야 할 것이요, 인자의 입장에서는 사랑하지 않는 대상이 없어야 하겠으나, 어진 이를 친하게 대하는 일을 급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知者無不知也, 當務之爲急. 仁者無不愛, 急親賢之爲務.]”라고 하였다.
  • 불상[不祥]  상서(祥瑞)롭지 못함. 불길(不吉)함. 어떤 일이 상서롭지 않음. 선(善)하지 않다. 참고로, 노자(老子) 31장(章)에 “잘 만든 무기는 불길한 연모이다.[夫佳兵者, 不祥之器.]”라고 하였고, 시경(詩經) 첨앙(瞻卬) 제5장에 “하늘은 어찌하여 왕을 꾸짖으며 신은 어찌하여 왕을 부유하게 하지 않는고. 저 큰 개적을 버려두고 나를 서로 꺼리는구나. 하늘이 상서롭지 못함을 가여워하지 않으며 사람들의 몸가짐도 좋지 못하며 선인이 보필하는 것이 없으니 나라가 끊기고 병들리로다.[天何以刺, 何神不富. 舍爾介狄, 維予胥忌. 不弔不祥, 威儀不類. 人之云亡, 邦國殄瘁.]”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莫等閒,  白了少年頭.
在富有的時候不肯好好讀書,  在顯貴的時候不能積下德業,  錯過了這富貴可爲之時實在可惜.  年少的時候不肯敬奉長輩,  愚昧卻又不肯向賢人請教,  這是最不吉的預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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