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거(義渠)의 왕이 위(魏)나라에 왔다. 공손연(公孫衍)이 의거의 왕에게 말하였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니 다시 뵐 기회가 좀처럼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오신 길에 내정을 말씀드려도 되겠는지요.”
의거의 왕이 말하였다.
“듣고 싶습니다.”
그래서 공손연이 말하였다.
“중국에서 무슨 위급한 일이 없으면 진(秦)나라는 산과 들을 불태워서라도 길을 내고 귀국을 빼앗을 것입니다. 중국에서 진나라에 위급한 일이 생기면 진나라는 준마의 사자와 함께 정중한 예물을 귀국에 보내서 인사를 드릴 것입니다.”
의거의 왕이 말하였다.
“가르침을 감사히 받았습니다.”
얼마 안 되어 다섯 나라(초・연・한・위・조)가 진나라를 쳤다. 진진(陳軫)이 진(秦)나라의 왕에게 말하였다.
“의거의 왕은 만이(蠻夷)의 현군입니다. 왕께서는 선물을 보내어 환심을 사 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진나라 왕이 말하였다.
“옳은 말이다.”
그리고는 수를 놓은 눈부신 비단 천 필과 미녀 백 명을 의거의 왕에게 보냈다. 그러자 의거의 왕은 많은 신하를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공손연이 말해준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는 군사를 일으켜 진나라를 엄습하여, 진나라 군사를 이백(李帛)의 성 아래서 대패시켰다.
義渠君之魏, 公孫衍謂義渠君曰: “道遠, 臣不得復過矣, 請謁事情.” 義渠君曰: “願聞之.” 對曰: “中國無事於秦, 則秦且燒焫獲君之國; 中國爲有事於秦, 則秦且輕使重幣而事君之國也.” 義渠君曰: “謹聞令.” 居無幾何, 五國伐秦. 陳軫謂秦王曰: “義渠君者, 蠻夷之賢君, 王不如賂之, 以撫其心.” 秦王曰: “善.” 因以文繡千匹, 好女百人, 遺義渠君. 義渠君致羣臣而謀曰: “此乃公孫衍之所謂也.” 因起兵襲秦, 大敗秦人於李帛之下. <戰國策전국책 : 秦策진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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