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후(晉侯)가 사문백(士文伯)에게 물었다.
“3월 초하루에 일식(日蝕)이 있었는데, 과인(寡人)은 학문(學問)에 어둡소. 시경(詩經)에 ‘이 일식을 함이여, 어찌하여 좋지 못한가?[彼日而蝕, 於何不臧.]’라고 한 것은 무엇 때문이오?”
사문백이 대답하였다.
“정치(政治)를 잘하지 못하였음을 이르는 것입니다. 나라에 정치가 없고 어진 사람을 등용하지 않으면, 스스로 일월(日月)의 재양을 끌어들여 견책(譴責)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근신(謹愼)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정치에는 세 가지만 갖추어지면 될 뿐이니, 첫째는 백성의 뜻을 따르는 것, 둘째는 사람을 바르게 가려 쓰는 것, 셋째는 천시(天時)를 따르는 것입니다.” <설원 : 정리>
晉侯問於士文伯曰 : 「三月朔, 日有蝕之, 寡人學惛焉, 詩所謂 : 「彼日而蝕, 於何不臧」者, 何也?」 對曰 : 「不善政之謂也 ; 國無政不用善, 則自取謫於日月之災, 故不可不慎也. 政有三而已 : 一曰因民, 二曰擇人, 三曰從時.」 <說苑 : 政理>
- 사문백[士文伯] 춘추시대 진(晉)나라 대부(大夫)로 이름은 사개(士匄), 자(字)는 백하(伯瑕)이다. 문백(文伯)이 이름이라고도 한다. <春秋左氏傳 襄公 30년‧昭公 6년>
- 피일이식 어하부장[彼日而蝕 於何不臧] 시경(詩經) 시월지교(十月之交)에 “일월이 흉함을 알려서 바른 궤도 쓰지 아니하니, 사방의 나라에 정사가 없어서 선량한 사람을 쓰지 않도다. 저 달이 먹힘은 떳떳한 일이거니와, 이 해가 먹힘이여 어찌하여 좋지 못한고?[日月告凶 不用其行 四國無政 不用其良 彼月而食 則維其常 此日而食 于何不臧]”라고 하였다. 이 시의 집주(輯註)에 주자(朱子)가 “해는 1년에 하늘을 한 바퀴 돈다. 달은 29일 하고 기(奇)에 하늘을 한 바퀴 돌고, 또 해를 따라잡아 해와 만난다. 이렇게 하여 1년에 모두 열두 차례를 만난다. 해와 달이 만나게 되면 월광(月光)이 다하여 그믐이 되고, 만나고 나면 월광(月光)이 다시 소생하여 초하루가 된다. 초하루 뒤와 그믐 전의 각각 15일에 해와 달이 서로 마주하면 월광(月光)이 바로 가득하여 보름이 된다. 그믐과 초하루에 일월(日月)의 합함이 동서(東西)의 도수가 같고 남북(南北)의 길이 같으면 달이 해를 가려서 일식(日食)이 되고, 보름에 일월(日月)의 마주 대함이 도수가 같고 길이 같으면 달이 해를 항거하다가 월식(月食)이 된다. 이는 모두 일정한 주기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왕자(王者)가 덕(德)을 닦고 현재(賢才)를 등용하여 양(陽)이 성하게 하면 해와 달의 운행이 비록 혹 먹힐 때를 당할지라도 달이 항상 해를 피하기 때문에 서로 만나지 않으니, 이 때문에 먹힐 때를 당하여도 먹히지 않는 것이다. 정사가 어지럽고 선인(善人)을 등용하지 못하여 소인(小人)이 군자(君子)를 능멸하고 양(陽)이 미약해지면 먹힐 때를 당하면 반드시 먹힌다. 이렇게 되면 비록 운행에 떳떳한 도수가 있다고 하나 이는 실로 비상한 변고가 된다.”라고 설명하였다.
- 이이[而已] ~일 뿐이다. ~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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