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이 든 후에야 강건함이 보배라 생각하고
난리가 난 뒤에야 평화가 복이라 생각함은
미리 아는 지혜가 아니다.
요행으로 복을 바라기 전에
그것이 재앙이 미치는 근본이 됨을 알고
오래 살고자 욕심을 내기 전에
그것이 죽음에 이르는 원인이 됨을 안다면
그것이 뛰어난 식견이다.
遇病而後思强之爲寶, 處亂而後思平之爲福, 非蚤智也.
우병이후사강지위보, 처난이후사평지위복, 비조지야.
倖福而先知其爲禍之本, 貪生而先知其爲死之因, 其卓見乎.
행복이선지기위화지본, 탐생이선지기위사지인, 기탁견호.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강건[强健] 몸이나 기력이 실하고 튼튼하다. 건장하다. 강건하다. 강인하다. 건강(健康).
- 건강[健康] 몸이나 정신에 아무 탈이 없이 튼튼함. 병(病)이 없이 좋은 기능(機能)을 가진 상태(狀態)에 있는 것.
- 난리[亂離] 전쟁(戰爭)이나 병란(兵亂). 사고나 다툼 등으로 질서가 없이 어지럽고 소란스러운 상태. 분쟁이나 재해 따위로 세상이 소란하고 질서가 어지러워진 상태. 작은 소동(騷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조지[蚤智] 일찍 아는 지혜. 선경지명. 선견지명(先見之明).
- 요행[徼倖] 뜻밖에 얻는 행운(幸運). 행복(幸福)을 바람. 부정으로 벼슬에 오름. 운이 좋다, 다행이다. 僥倖(요행) 혹은 徼幸(요행)으로 쓰기도 한다.
- 탐생[貪生] 장생(長生)을 바라다. 목숨을 아끼다. 사는 것에 지나치게 미련을 두는 것을 가리킨다. 폄훼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참고로, 장자(莊子) 지락(至樂)에 “장자(莊子)가 초(楚)나라로 가다가 앙상한 해골을 보았는데, 바싹 말라 겨우 형체만이 남아 있었다. 장자가 말채찍으로 해골을 두드리며 해골에게 ‘그대는 과도하게 생(生)의 욕망을 추구하다가 도리(道理)를 잃어서 이 지경이 된 것인가? 아니면 그대는 나라의 멸망을 만나 죽었거나 도끼로 주륙당하는 형벌에 처해져 이렇게 된 것인가? 또는 그대는 좋지 못한 짓을 저질러 부모와 처자에게 치욕을 남기게 된 것을 부끄럽다고 자살하여 이렇게 된 것인가? 아니면 그대는 추위와 배고픔의 환난을 만나서 이렇게 된 것인가? 아니면 그대의 수명이 다해서 이렇게 된 것인가?[夫子貪生失理, 而爲此乎? 將子有亡國之事, 斧鉞之誅, 而爲此乎! 將子有不善之行, 愧遺父母妻子之醜, 而爲此乎? 將子有凍餒之患, 而爲此乎? 將子之春秋故及此乎?]’라고 물었다.”고 한 데서 보인다.
- 탁견[卓見] 탁월한 견의(見議). 뛰어난 의견(意見)이나 견식(見識). 두드러진 의견이나 견해.
【譯文】 卓智之人, 洞燭機先.
遇到病痛之後才想到强健身體的寶貴, 處於變亂之後才想到平安生活的幸福, 這並非先見之明 : 僥幸得福能預先知道它是災禍的根源, 貪戀生命能預先知道它是死亡的因果, 這才是卓越見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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