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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닫고 입을 닫아야 할 때 [沈不輸心 悻須防口] <채근담>


음침하니 말이 없는 사람을 만나면

절대 속마음을 털어놓지 말아야 한다.

발끈 성내며 저만 옳다는 사람을 만나면

모름지기 입을 닫고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遇沈沈不語之士,  且莫輸心.  見悻悻自好之人,  應須防口.
우침침불어지사,  차막수심.  견행행자호지인,  응수방구.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소창유기(小窓幽記: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에는 “묵묵하니 말이 없는 사람을 만나면 절대로 속마음을 털어놓지 말고, 발끈하고 성내며 자신만 옳다하는 무리를 만나면 모름지기 입을 닫고 말을 말아야 한다.[遇嘿嘿不語之士, 切莫輸心;見悻悻自好之徒, 應須防口.]”라고 되어 있다.


  • 침침[沈沈]  침침(沉沉). 음침한 것. 고요하고 깊숙한 것. 밤이 고요히 깊어감. 낮고 깊다. 그윽하다. 소리가 없이 조용하다. 궁실이 깊다. 침착하고 신중하다. 마음이 무겁다. 물체가 무겁다. 낮고 묵직하다. 울적하다. 풀이나 잡목 따위가 무성한 모양. 물이 깊은 모양. 비가 많이 내리는 모양. 아무 소리가 없이 조용하거나 소리가 아주 멀리서 들리는 것. 소식이 없는 것.
  • 음침[陰沈]  성질(性質)이 명랑(明朗)하지 못함. 날씨가 흐리고 맑지 못함.
  • 불어[不語]  말을 하지 않음. 말이 없다. 말이 적다. 논어(論語) 술이(述而)에 “공자는 괴이한 것과 용력에 관한 것과 패란한 것과 귀신에 관한 것을 말하지 않았다.[子不語怪力亂神]”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절막[切莫]  결코 ~하지 마라. 절대로 ~하지 마라.
  • 차막[且莫]  당분간 ~하지 마라. 절대 ~하지 말라.
  • 수심[輸心]  성의를 다하다. 성심을 다하다. 마음속을 털어 놓다. 속내를 드러내다. 투항하다. 귀순하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막상의행(莫相疑行)에 “늘그막에 젊은 친구와 사귀어 보려 하였더니, 얼굴 앞에선 마음을 주다가도 얼굴 돌리면 비웃는구나.[晩將末契託年少 當面輸心背面笑]”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행행[悻悻]  성내는 모양. 마음이 좁고 성급한 모양. 성이 발끈 나서 자리를 박차고 떠나는 모양. 화를 내며 씩씩거리는 모양. 발끈 화를 내는 모양. 행행(悻悻)은 노여워하는 뜻이다. 맹자(孟子) 공손추 하(公孫丑下)에, 맹자(孟子)가 제왕(齊王)과 뜻이 맞지 않아 제나라를 떠날 적에 그래도 혹시 왕이 잘못을 고칠까 하는 생각 때문에 짐짓 천천히 가면서 사흘 밤을 넘긴 뒤에야 주읍(晝邑)을 나갔는데, 윤사(尹士)란 사람이 이 일을 가지고 맹자를 비난하자, 맹자가 말하기를 “내가 어찌 속 좁은 사내처럼 군주에게 간하여 받아 주지 않으면 성을 내며 얼굴에 노기를 드러내고, 한번 떠나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간 뒤에야 묵겠느냐?[予豈若是小丈夫然哉, 諫於其君而不受則怒, 悻悻然見於其面, 去則窮日之力而後宿哉?]”라고 말한 고사에서 보인다.
  • 자호[自好]  자기 명성을 좋아하는 것. 스스로 몸을 아끼는 것. 스스로 제 몸을 소중하게 함. 스스로를 옳다고 여김. 스스로 잘난 체 하는 것. 스스로 몸을 깨끗이 함. 자중하다. 자애하다. 맹자(孟子) 만장 상(萬章上)에 “자신을 팔아 그 군주를 성공시키는 것은 향리의 자호하는 자도 하지 않는데 하물며 현자가 그런 일을 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自鬻以成其君, 鄕黨自好者不爲, 而謂賢者爲之乎?]”라고 하였는데, 주희(朱熹)의 주(註)에 “자호(自好)란 스스로 그 몸을 아끼는 사람이다.[自好, 自愛其身之人也.]”라고 하였다.
  • 응수[應須]  모름지기. 마땅하다. 당연히. 마땅히. 응당 ~하여야 한다.
  • 방구[防口]  신중하게 말함. 입을 막다. 여론을 막음. 다른 사람이 말이나 소문 따위를 퍼뜨리지 못하게 입을 막음.

【譯文】 對陰險者勿推心,  遇高傲者勿多口  :  沉不輸心,  悻須防口.
遇到陰沉冷漠沉默寡言的人,  千萬不要推心置腹表露眞情  ;  見到怨恨失意傲慢自好的人,  應該小心謹愼防止禍從口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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