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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악하고, 국력이 다하고, 어지러운 나라 <설원/정리>


연릉계자(延陵季子)가 진(晉)나라를 여행하면서 국경에 들어서자 말하였다.

“아, 포악한 나라구나.”

도읍에 들어서서 말하였다.

“아, 이 나라는 힘이 다하였구나.”

그리고 진나라 조정에 이르러서 말하였다.

“아, 혼란한 나라구나.”

그러자 그의 시종이 말하였다.

“선생께서는 이 나라에 들어오신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찌하여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런 판단을 내리십니까?”

연릉계자가 말하였다.

“그렇다. 내가 이 나라 국경에 들어섰을 때, 그 농토가 황폐한데도 잡초를 파내지 않아 잡초가 무성히 자란 것을 보았다. 나는 이것을 보고 이 나라가 생업에 힘쓰지 않는 포악한 나라임을 알았다.

또 내가 도읍에 들어서 보니, 새로 지은 집이 옛날에 지은 집만큼 훌륭하지 못하고, 새로 쌓은 담이 옛날에 쌓은 담보다 낮았다. 그 것은 백성들의 성의가 사라진 것이다. 이로써 나는 이 나라의 백성이 피폐해진 것을 알았다.

그리고 조정에 들어서서 보니, 임금은 능히 권위만 내세울 뿐 아랫사람에게 묻지 않고, 신하는 자기 자랑만 할 뿐 간언을 하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 나라가 질서 없이 혼란하다는 것을 알았다.”

<설원 : 정리>


延陵季子游於晉, 入其境曰 : 「嘻, 暴哉國乎!」 入其都曰 : 「嘻, 力屈哉, 國乎!」 立其朝曰 : 「嘻, 亂哉國乎!」 從者曰 : 「夫子之入境未久也, 何其名之不疑也?」 延陵季子曰 : 「然, 吾入其境田畝荒穢而不休(茠), 雜增崇高, 吾是以知其國之暴也. 吾入其都, 新室惡而故室美, 新牆卑而故牆高, 吾是以知其民力之屈也. 吾立其朝, 君能視而不下問, 其臣善伐而不上諫, 吾是以知其國之亂也.」 <說苑 : 政理>


  • 연릉계자[延陵季子]  춘추시대 오(吳)나라 공자(公子) 계찰(季札)이다. 오왕(吳王) 수몽(壽夢)의 네 아들 중에 계찰이 막내아들이었는데 가장 현명하였다. 수몽은 장남(長男)을 폐(廢)하고 막내를 세우려 했으나 계찰은 사양하며 옳지 않다 하였다. 수몽이 죽은 뒤 여러 형제들이 큰아들에게 전위(傳位)하지 않고 막내아우에게 전위하기로 약속하여 결국은 계찰에게 나라를 맡기려 하였다. 이에 계찰은 오나라를 떠나 연릉(延陵)에 들어가 죽을 때까지 오나라에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연릉계자(延陵季子)라 일컫는다. <春秋公羊傳 襄公 29년> <史記 吳太伯世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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