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穀行將盡[구곡행장진] 묵은 곡식은 이제 다 떨어져가고
良苗未可希[양묘미가희] 햇곡식을 먹기에는 아직 멀었네
老年方愛粥[노년방애죽] 늙으니 죽 먹기가 싫지 않지만
卒歲且無衣[졸세차무의] 일년 내내 변변한 옷 한 벌 없네
雀乳靑苔井[작유청태정] 이끼 낀 우물가엔 참새가 새끼 치고
鷄鳴白板扉[계명백판비] 하얀 널판 문 위에는 닭이 우네
柴車駕羸牸[시차가리자] 야윈 암소는 섶나무 수레를 끌고
草屩牧豪豨[초교목호희] 짚신 신고 커다란 돼지를 치네
夕雨紅榴柝[석우홍류탁] 저녁 비에 석류가 붉게 터지고
新秋綠芋肥[신추록우비] 가을되니 토란도 살이 오르네
餉田桑下憩[향전상하게] 들밥 내다 말고 뽕나무 아래 쉬고
旁舍草中歸[방사초중귀] 풀 섶을 헤치며 집으로 돌아오네
住處名愚谷[주처명우곡] 사는 이 곳 이름이 우곡이니
何煩問是非[하번문시비] 무엇 때문에 옳고 그름을 따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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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家전가 / 王維왕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