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되든 상관없이
세리를 따르는 기질이 있어서는 안 되고
어떤 일을 배우든 상관없이
건성건성 들뜬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無論作何等人, 總不可有勢利氣.
무론작하등인, 총불가유세리기.
無論習何等業, 總不可有粗浮心.
무론습하등업, 총불가유조부심.
<圍爐夜話위로야화>
- 무론[無論] 말할 것도 없음. 말할 것도 없이. ~에도 불구하고. ~에 관계없이. ~도 상관없이.
- 하등[何等] 어떤. 어떠한. 어느. 어느 정도. 무슨. 얼마나. 어쩌면 그토록. 아무런. 조금도. 주로 ‘하등의’의 꼴로 부정어와 함께 쓰여, ‘아무런’의 뜻을 나타내는 말. 주로 부정어와 함께 쓰여, ‘전혀’, ‘조금도’의 뜻을 나타내는 말. 한(漢)・위(魏)나 육조(六朝) 시대 사람들의 관용어로, 무슨[什麽]의 뜻.
- 세리[勢利] 권세와 이익. 세력(勢力)와 명리(名利). 세력과 권리(權利)를 아울러 이르는 말. 권세(權勢)와 재리(財利), 돈을 가진 세도가를 가리킨다. 지위나 재산 등으로 사람을 분별하는 것을 나쁘게 말할 때 쓴다. 형세가 유리하다. 참고로, 삼국 시대 위(魏)나라 이강(李康)의 운명론(運命論)에 “무릇 세속의 명예를 바라고 구차하게 시속에 영합하는 선비는 앞 꼽추와 뒤 꼽추 같은 사람이다. 존귀한 사람의 안색을 살피고, 권세와 이익 속을 거닌다.[凡希世苟合之士, 籧篨戚施之人. 俛仰尊貴之顔, 逶迤勢利之間.]”라고 하였고, 장선(張銑)의 주(註)에 “거저는 부드러운 말로 아첨하는 것이고, 척시는 부드러운 얼굴로 아첨하는 것이다.[籧篨口柔也, 戚施面柔也.]”라고 하였다. <六臣註文選 卷53>
- 습기[習氣] 습관 또는 습성. 습관과 같이 무의식중에 몸에 밴 기분. 물(物)·심(心)의 온갖 현상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 번뇌(煩惱)로 인한 버릇. 번뇌로 인하여 형성된 습관이나 버릇. 불교에서 말하는, 아뢰야식(阿賴耶識)에 스며든 과거의 인식・행위・경험・학습 등의 기운을 말한다. 소식(蘇軾)의 시 재화잠사(再和潛師)에 “동파는 익은 버릇 다 없애지 못한 채, 언제나 긴 글을 서툰 초서로 갈겨 쓰네.[東坡習氣除未盡, 時復長篇書小草.]”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세리기[勢利氣] 기세(氣勢)와 이익(利益)만을 탐하는 기질(氣質). 권세와 이익을 좋아하는 기질. 권세와 이익을 좋아하는 습기(習氣).
- 기질[氣質] 타고난 기품과 성질. 바탕을 이루는 성질. 개인의 정서적 반응의 특징. 주로 체질적, 선천적으로 규정됨. 참고로, 북송의 유학자 장재(張載)가 말하기를 “형체를 이룬 뒤에 기질의 성이 있으니, 본래의 선으로 돌아가면 천지의 성이 있게 된다. 그러므로 기질의 성을 군자는 성이라고 하지 않는다.[形而後有氣質之性, 善反之, 則天地之性存焉. 故氣質之性, 君子有不性者焉.]”라고 하였다. <張橫渠集 卷3 誠明篇> 또,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의 “비록 그와 더불어 똑같이 배운다 하더라도 그만 못할 것이니, 이것은 그 지혜가 그만 못해서일까? 그렇지 않다.[雖與之俱學 弗若之矣 爲是其智弗若與 曰非然也]”라는 구절에 대해, 집주(集註)에서 인용한 정자(程子)의 말에 “임금이 하루 동안 어진 사대부를 접하는 때가 많고 환관이나 궁첩을 가까이하는 때가 적으면 기질을 함양하고 덕성을 도야하게 된다.[人主一日之間 接賢士大夫之時多 親宦官宮妾之時少 則可以涵養氣質 而薰陶德性]”라고 하였다.
- 조부[粗浮] 거칠고 경솔함. 조잡(粗雜)하고 경박하다. 참고로, 능엄경(楞嚴經)에 “아난아, 너는 마음이 거칠고 들떠서 보고 듣고 밝히고 아는 작용이 여래장(如來藏)인 줄을 깨닫지 못하고 있느니라.[阿難, 汝心粗浮, 不悟見聞, 發明了知, 本如來藏.]”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待人不可勢利, 習業萬勿粗心.
不管做哪一種人, 最重要的是不可有嫌貧愛富, 以財勢來衡量人的習氣. 不論從事哪一種事業, 總是不可有輕率不定的心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