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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으로 얻은 부귀와 명예는 금방 시든다 <菜根譚채근담>


부귀와 명예가

도덕에서 온 것이면

숲 속의 꽃처럼 자연스레 번성할 것이며

공로에서 온 것이면

화분 속의 꽃처럼 자리를 옮겨 흥망이 있고

만약 권력으로 얻은 것이라면

마치 화병 속의 꽃처럼 뿌리를 심지 않은 탓에

금방 시들어 버린다.


富貴名譽,  自道德來者,  如山林中花,  自是舒徐繁衍.
부귀명예,  자도덕래자,  여산림중화,  자시서서번연.
自功業來者,  如盆檻中花,  便有遷徙興廢.
자공업래자,  여분함중화,  변유천사흥폐.
若以權力得者,  如甁鉢中花,  其根不植,  其萎可立而待矣.
약이권력득자,  여병발중화,  기근불식,  기위가입이대의.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도덕[道德]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道理)나 바람직한 행동 규범. 선·덕·의무·윤리 같은 규범. 노자(老子)의 가르침. 법이 외적 규제를 가하는 데 비해, 도덕은 내적 규제로 작동한다.
  • 자시[自是]  스스로 ~이라 여기다. 단지 ~이다. 자연 ~이다. 원래 ~이다. 자연히. 저절로. 이로부터. 단지. 지금부터. 이제부터. 당연히. 원래. 본래. 자기 의견만 옳게 여김.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함. 스스로 자기가 옳다고 여기다. 제멋대로 하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고백행(古柏行)에 “바람에 넘어지지 않은 것은 신령의 보호 때문이고, 바르고 곧게 자란 것은 그렇게 생겨난 덕분이네.[扶持自是神明力, 正直原因造化功.]”라고 한 데서 보이고, 최도(崔塗)의 시 춘석(春夕)에 “뜻 다 펼치고 갈 때 되면 돌아가게 될 것인데, 고향 오호의 연무 풍경 다퉈 볼 이 누구일까.[自是不歸歸便得, 五湖烟景有誰爭.]”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서서[舒徐]  느긋하다. 여유 있다. 한가롭다.
  • 번연[繁衍]  많이 퍼지다, 번영하다, 번성하여 뻗어 나가다. 당(唐)나라 때의 명장(名將)인 분양왕(汾陽王) 곽자의(郭子儀)가 부귀영화를 극도로 누렸으면서도 생전과 사후에 아무 일 없이 영총(榮寵)을 끝까지 입었다 하여, 그의 열전(列傳)의 찬(贊)에 “부귀와 장수를 누리고, 번성하고 편안하게 지내며, 살아서는 영광을 받고 죽어서는 애도를 받았으니, 인생이 누리는 성대함에 조금의 부족함이 없었다.[富貴壽考, 繁衍安泰, 哀榮終始, 人道之盛, 此無缺焉.]”라고 한 데서 보인다. <舊唐書 卷120 郭子儀列傳>
  • 분함[盆檻]  화분과 화단.
  • 천사[遷徙]  자리를 움직여 옮김. 천동(遷動).
  • 병발[甁鉢]  물을 담는 정병(淨甁)과 밥을 담는 발우(鉢盂). 절에서 중이 사용하는 식기. 바리때. 중이 손을 씻기 위해 물을 담아 두는 항아리. 운수행각하는 출가수행자들이 몸에 지니는 물건, 즉 병과 그릇이다. 화병.
  • 가립이대[可立而待]  당장 닥칠 것이다. 서서 기다릴 수 있다는 뜻으로, 오래 걸리지 않음을 이른다. 맹자(孟子) 이루 하(離婁下)에 “근원이 있는 샘물은 위로 퐁퐁 솟아 나와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밤이고 낮이고 멈추는 법이 없다. 그리고 구덩이가 파인 곳 모두를 채우고 난 뒤에야 앞으로 나아가서 드디어는 사방의 바다에 이르게 되는데, 학문에 근본이 있는 자도 바로 이와 같다. 공자께서는 바로 이 점을 취하신 것이다. 만약 근원이 없다면, 7, 8월 사이에 집중 호우가 내려서 도랑에 모두 물이 가득 찼다가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금방 말라 버리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성과 소문이 실제를 지나치게 되는 것을 군자는 부끄러워하는 것이다.[源泉混混 不舍晝夜 盈科而後進 放乎四海 有本者如是 是之取爾 苟爲無本 七八月之間 雨集 溝澮皆盈 其涸也 可立而待也 故聲聞過情 君子恥之]”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名譽富貴,  來自道德.
富貴榮華名位聲譽,  從道德修養中得來的,  如同生長在山嶽樹林中的花草,  自然是從容不迫地繁殖茂衍  ;  從建功立業中得來的,  如同栽種在盆景柵欄中的花草,  卽便有遷移拔徙而興盛荒廢  ;  假若以權位勢力得來,  如同扡插在瓷瓶瓦缽中的花草,  它的根部沒有植養,  它的枯萎就指日可待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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