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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가 바뀌어도 신념은 한결같아야[境移事遷경이사천 心念持恒심념지항] <채근담>


큰일을 당하여 신중하게 대처하는 자도

작은 일에는 방종하고 해이하기 마련이고

밝은 마당에서 몸가짐을 엄격하게 하는 자도

어두운 방안에서는 제멋대로 행동하기 마련이다.

군자만이 오로지 하나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나가니

자연히 작은 일을 대하면서도 큰 적을 대하듯이 하고

밀실에 앉아있더라도 번잡한 큰길가에 앉아있듯이 한다.


遇大事矜持者,  小事必縱弛.  處明庭檢飾者,  暗室必放逸.
우대사긍지자,  소사필종이.  처명정검칙자,  암실필방일.
君子只是一個念頭持到底,  自然臨小事如臨大敵,  坐密室若坐通衢.
군자지시일개염두지도저,  자연임소사여임대적,  좌밀실약좌통구.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應酬응수>


  • 긍지[矜持]  자신의 능력을 믿음으로써 가지는 당당함. 자신의 능력이나 자격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 자신의 능력을 믿음으로써 가지는 자랑. 자부하다. 자기가 잘났다고 여기다. 긍지를 갖다. 자중하다. 신중하다. 조심스럽다. 스스로 억제하고 조심하다. 진중하게 행동하다. 굳다. 어색하다. 딱딱하다.
  • 종이[縱弛]  풀어지다. 해이해지다. 늦추다. 함부로 이완시키는 것. 방종해이(放縱解弛).
  • 명정[明庭]  밝은 뜰. 조정(朝廷/朝庭). 현명한 군주. 명정은 황제가 조회를 받는 정전의 뜰. 성명(聖明)한 조정. 제사하는 장소.
  • 검칙[檢飭/檢飾]  자세히 검사하여 잘못을 바로잡음. 점검하여 단속함. 점검하여 바로잡음. 몸가짐을 엄격히 함. 점검하여 살핌. 규정대로 시행되지 않은 행정 조치를 조사하여 규정에 따르도록 단속함. 엄격하다. 검사하고 정돈하다. 단속하고 다스리다.
  • 암실[暗室]  어두운 방. 빛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꾸민 캄캄한 방. 참고로, 낙빈왕(駱賓王)의 형화부(螢火賦)에 “암실에 들어가서도 속이지 않는다.[入暗室而不欺.]”라고 하였고, 심경부주(心經附註) 권1 시운잠수복의장(詩云潛雖伏矣章)에 정자(程子)가 “학문은 어두운 방에서 속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學, 始於不欺暗室.]”라고 하였고, 명심보감(明心寶鑑) 천명편(天命篇)에 “암실에서 마음을 속이는 것을 귀신이 밝은 번개처럼 잘 살펴본다.[暗室欺心, 神目如電.]”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방일[放逸]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놂. 제멋대로 거리낌 없이 방탕(放蕩)하게 놂.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난봉이나 부리고 함부로 놂. 방종하여 욕망이 작용하는 대로 흘러 선을 힘쓰지 않는 마음의 상태. 선(善)을 닦지 않는 게으른 마음. 수행을 게을리 하는 마음. 마음대로 거리낌 없이 놀다.
  • 지시[只是]  다만. 단지. 오직. 오로지. 그러나. 그런데. ~인 것이다, 단지 ~에 지나지 않는다. 단지 ~에 불과하다. 只는 불과(不過)와 같다.
  • 염두[念頭]  생각의 시초(始初). 마음의 속. 생각의 맨 처음. 머리속의 생각.
  • 도저[到底]  깊이가 있고 철저함. 학식(學識)이나 생각이 아주 깊음. 행동(行動)이나 몸가짐이 흐트러짐이 없이 바름. 도대체. 마침내. 결국. 아무래도. 역시. 끝까지 ~하다. 최후까지 ~하다. 시종(始終). 참고로, 주자대전(朱子大全) 권28 답진동보서(答陳同父書)에 “공자께서 어찌 지극히 공정하고 지극히 정성스럽지 않았겠으며, 맹자께서 어찌 주먹을 거칠게 휘두르고 발길질을 크게 하지 않았겠는가. 그런데도 결국 손을 쓰지 못하셨다. 더구나 지금 이러한 기량도 없으며 나 자신의 일개 심신을 감당하는 것조차 오히려 어떻게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지난번 감히 쉽게 나가지 못한 것이니, 이는 나 자신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었다.[孔子豈不是至公至誠, 孟子豈不是粗拳大踢, 到底無著手處. 况今無此伎倆, 自家勾當一個身心, 尙且奈何不下. 所以從前不敢容易出來, 蓋其自知甚審.]”라고 한 내용이 보인다.
  • 밀실[密室]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도록 한 비밀스러운 방. 남의 드나들기를 허락(許諾)하지 아니하는 비밀(祕密)한 방(房). 참고로, 손자수(孫子髓) 용간(用間)에 “심중에 쌓여 있는데 밖에 드러나지 않는 경우는 없다. 고로, 누대(樓臺)에 올라가 거(莒)나라를 정벌할 것을 도모하나 시골 노인의 눈을 가리지 못하고, 밀실(密室)에서 사면(赦免)을 의논하자 먼저 시장 사람의 귀에 전파된 것이다.[未有蓄於中而不見乎外者. 故登樓謀莒, 而莫掩野老之目. 密室議赦, 而先播市人之耳.]”라고 하였다.
  • 통구[通衢]  네거리. 사통팔달(四通八達)의 큰 길. 사방으로 통하여 왕래가 잦은 거리. 사방팔방으로 통하는 도회지의 큰 거리를 말한다. 참고로, 이상은(李商隱)의 시 경도원석(京都元夕)에 “달빛 아래 등산은 온 도성에 가득하고, 향기로운 수레와 장식한 덮개가 거리에 넘쳐나겠지. 몸은 한가로워도 중흥의 성대함을 보지 못하고서, 부끄럽게도 시골 사람들 따라 자고신 굿이나 구경하고 있네.[月色燈山滿帝都, 香車寶蓋隘通衢. 身閒不睹中興盛, 羞逐鄉人賽紫姑.]”라고 하였고, 왕유(王維)의 시 등루가(登樓歌)에 “그대 높은 누각에 올랐을 제, 높다란 기와집들 아래에 즐비하고, 열두 갈래 통한 거리 굽어보매, 들쭉날쭉 푸른 괴나무 새로 거마가 왕래했었지.[聊上君兮高樓, 飛甍鱗次兮在下. 俯十二兮通衢, 綠槐參差兮車馬.]”라고 하였고, 소옹(邵雍)의 시 사부상공견시신시일축(謝富相公見示新詩一軸)에 “사통팔달의 땅을 골라 솔과 대를 절반쯤 심고, 원로가 영화를 사양하고 태평성대 맞이했네.[通衢選地半松筠, 元老辭榮向盛辰.]”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境移事遷,  心念持恒.
遭遇重大事情矜絜持重的人,  細小事情必然放縱廢弛  ;  處在明亮庭院檢束修飾的人,  幽暗內室必然放縱逸樂.  有才德的人只是一個念頭持之以恒,  自然面臨細小事情猶如面臨强大敵人,  居留私密陋室宛若居留通達衢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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