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임금이 오륜을 가르침으로 삼고부터
천하에 크나큰 법도가 있게 되었고
주희가 사서를 집대성해 편찬하고부터
천하에 올바른 학문이 있게 되었다.
自虞廷立五倫爲教, 然後天下有大經.
자우정립오륜위교, 연후천하유대경.
自紫陽集四子成書, 然後天下有正學.
자자양집사자성서, 연후천하유정학.
<圍爐夜話위로야화>
- 우정[虞廷/虞庭] 우순(虞舜)의 조정(朝廷). 순(舜)임금의 궁정(宮庭). 순(舜) 임금의 대궐 뜰. 순(舜) 임금이 다스리던 조정이라는 뜻으로, 어진 임금과 현명한 신하가 모여 있는 조정을 말한다. 그 시대에 백관들이 자기의 위(位)을 보다 나은 사람에게 서로 양보하였다 한다. 고대 중국의 전설적인 성왕인 순(舜)임금은 요(堯)임금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는데, 우(虞)는 순임금이 제위에 오르기 전 봉해졌던 곳의 이름이다. 서경(書經) 익직(益稷)에, 순 임금 때 대궐 뜰에서 음악을 연주하자 새와 짐승들이 와서 너울너울 춤을 추고, 소소(簫韶)를 아홉 번 연주하자 봉황이 와서 춤을 추었다[簫韶九成, 鳳凰來儀.]고 한다.
- 오륜[五倫] 유학(儒學)에서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道理). 유교의 도덕사상에서 기본이 되는 다섯 가지 인륜규범인 오상(五常).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을 이른다. 즉, 부자 사이의 친애, 군신 사이의 의리, 부부 사이의 분별, 장유(長幼) 사이의 차서, 붕우(朋友) 사이의 신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맹자(孟子) 등문공 상(滕文公上)에 “사람에게는 도리가 있는데, 배불리 먹고 따뜻이 옷을 입어 편안히 거처하기만 하며 가르침을 받지 않으면 금수에 가까워진다. 성인인 순(舜)임금이 이를 근심하시어 설(契)을 사도로 삼아 인륜을 가르치게 하셨으니, 부자간에는 친함이 있으며, 군신간에는 의리가 있으며, 부부간에는 분별이 있으며, 장유간에는 차서가 있으며, 붕우 간에는 진실함이 있는 것이다.[人之有道也, 飽食煖衣, 逸居而無敎, 則近於禽獸. 聖人有憂之, 使契爲司徒, 教以人倫,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敘, 朋友有信.]”라고 하였다.
- 연후[然後] 그러한 뒤. 맹자(孟子) 진심 상(盡心上)에 “형색은 천성이니 오직 성인인 뒤에 형색을 실천할 수 있다.[形色天性也, 惟聖人然後可以踐形.]”라고 하였고, 주역(周易) 서괘전(序卦傳)에 “천지가 있은 뒤에 만물이 있고, 만물이 있은 뒤에 남녀가 있고, 남녀가 있은 뒤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뒤에 부자가 있고, 부자가 있은 뒤에 군신이 있고, 군신이 있은 뒤에 상하가 있고, 상하가 있은 뒤에 예의가 둘 곳이 있는 것이다.[有天地然後有萬物, 有萬物然後有男女, 有男女然後有夫婦, 有夫婦然後有父子, 有父子然後有君臣, 有君臣然後有上下, 有上下然後禮義有所錯.]”라고 하였고, 예기(禮記) 왕제(王制)에 “제후는 궁시를 받아야만 정벌할 수 있고 부월을 받아야만 죽일 수 있다.[諸侯賜弓矢, 然後征. 賜鈇鉞, 然後殺.]”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대경[大經] 정대한 도리나 법칙. 사람이 지켜야 할 큰 도리. 공명정대한 원리와 법칙. 대법. 변하지 않는 큰 도리. 정당한 법칙. 큰 도리. 큰 법칙. 세상을 지탱하는 큰 도리. 경서(經書)를 분량에 따라 구분한 것 가운데 분량이 비교적 많은 것을 이르는 말. 예기(禮記),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따위를 이른다. 가장 근본(根本)이 되는 경전(經典). 화엄경(華嚴經), 열반경(涅槃經), 무량수경(無量壽經), 대일경(大日經) 따위를 이른다. 참고로, 춘추좌전(春秋左傳) 소공(昭公) 15년조에 “예는 왕의 대경(大經)이다.[禮, 王之大經也.]”라고 하였고, 중용장구(中庸章句) 제32장에 “오직 천하의 지극히 성실한 분이어야 능히 천하의 대경을 경륜하며, 천하의 대본을 세우며, 천지의 화육을 알 수 있으니, 어찌 다른 것에 의지할 것이 있겠는가.[唯天下至誠, 爲能經綸天下之大經, 立天下之大本, 知天地之化育, 夫焉有所倚.]”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대경[大經] 당송(唐宋) 시대에 대학(大學)의 교수(敎授) 과목, 또는 진사시(進士試)에서의 경서의 구분으로서, 경서의 분량에 따라 대·중·소로 나누었는데, 시대에 따라 약간씩 달랐으나, 대경은 대체로 예기(禮記)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을 가리켰다. 당서(唐書) 선거지(選擧志)에 “예기(禮記)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이 대경(大經)이고, 시경(詩經)과 주례(周禮)·의례(儀禮)가 중경(中經)이고, 역경(易經)·서경(書經)·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춘추곡량전(春秋穀梁傳)이 소경(小經)이다.[凡禮記春秋左氏傳, 爲大經. 詩周禮儀禮, 爲中經. 易尙書春秋公羊傳穀梁傳, 爲小經.]”라고 하였다.
- 자양[紫陽] 고대(古代)의 신선(神仙)들이 흔히 자양으로 호칭을 삼았던 데서, 즉 선경(仙境)이나 신선을 의미한다.
- 자양[紫陽] 송(宋)나라 때 이학(理學)을 집대성한 주희(朱熹)의 별호이다. 주희의 자는 원회(元晦), 호는 회암(晦菴)·회옹(晦翁)·고정(考亭)·자양(紫陽)·자양산인(紫陽山人)이다. 주희의 아버지 주송(朱松)이 안휘성(安徽省) 흡현(歙縣)에 있는 자양산(紫陽山)에서 독서하였는데, 주희가 그곳에 청사(廳事)를 자양서당(紫陽書堂)이라 하였으므로, 자양은 주희의 호(號)가 되었다. 후세 사람들이 흡현에 자양서원(紫陽書院)을 세웠다. 저서로는 주자대전(朱子大全),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 등이 있다.
- 자양[紫陽] 자양산(紫陽山)을 말한다. 자양산은 중국 휘주(徽州)에 있는데, 일찍이 은군자(隱君子)들이 그곳에서 살았으며, 노자(老子)의 사당이 있었다. 주자의 아버지가 어려서 무원(婺源)에 살 때 가서 놀던 곳이라 민중(閩中)으로 온 이후로도 마음속으로 잊지 못하고 자양서당(紫陽書堂)이라는 인장(印章)을 새겨 쓰면서 그곳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루도 잊지 않았지만 끝내 돌아가지 못하셨다. 이에 주자가 그 뜻을 받들어 자기가 사는 집 대청에 자양서당(紫陽書堂)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 사자성서[四子成書] 주희(朱熹)가 논어(論語), 맹자(孟子), 대학(大學), 중용(中庸)을 집대성(集大成)한 것을 가리킨다. 사자(四子)는 위 책들의 저자인 공자(孔子), 증자(曾子), 자사자(子思子), 맹자(孟子)를 이른다.
- 사자[四子] 사자서(四子書)의 약칭으로 사서(四書)라고도 하는데, 유가(儒家)의 네 성현 즉 공자(孔子), 증자(曾子), 자사자(子思子), 맹자(孟子)의 언행록(言行錄)인 논어(論語), 대학(大學), 중용(中庸), 맹자(孟子) 등 4종의 유가 경전을 말한다. 이 저술들의 저자 4명의 호칭에 자(子) 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사자(四子)라고 칭한 것이다. 남송(南宋)의 주희(朱熹)가 논어(論語)를 주석하고, 예기(禮記)에서 대학(大學)과 중용(中庸)을 떼어 내 장구(章句)를 나누어 주석을 가하고, 또 여기에 맹자(孟子)를 더하여 사서장구집주(四書章句集注)라고 명명한 데서 사서(四書)라는 명칭이 처음 만들어졌는데 후대에 유가의 입문서로 쓰였다. 주자어류(朱子語類) 권105에 “사자는 육경으로 올라가는 계단이요, 근사록(近思錄)은 사자로 올라가는 계단이다.[四子六經之階梯, 近思錄四子之階梯.]”라는 말이 실려 있다. 계제(階梯)는 층계와 사닥다리라는 뜻으로 예비 단계라는 말과 같다.
- 정학[正學] 바른 학문. 올바른 학문. 바르고 정당한 학문. 한 무제(漢帝) 때 백가(百家)를 배척하고 오로지 유가(儒家)의 학술만을 추숭하면서 유학을 정학으로 삼기 시작하였다. 유교(儒敎). 유학(儒學). 성리학(性理學).
【譯文】 五倫爲教然後有大經, 四子成書然後有正學.
自從舜令契爲司徒, 教百姓以五倫, 天下自此才有不可變易的人倫大道 ; 自從朱熹集論語, 孟子, 大學, 中庸爲四書, 天下才確立了足爲一切學問奉爲圭臬的中正之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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