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남녀관계에 인간은 큰 욕망이 있어
인간의 욕망이 지나치게 앞서게 되면
하늘의 바른 도리가 혹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도리를 아는 사람은
반드시 먹고 마시는 데 절제가 있게 하고
남녀 사이에는 분별이 있도록 한다.
飮食男女, 人之大欲存焉, 然人欲旣勝, 天理或亡.
음식남녀, 인지대욕존언, 연인욕기승, 천리혹망.
故有道之士, 必使飮食有節, 男女有別.
고유도지사, 필사음식유절, 남녀유별.
<圍爐夜話위로야화>
- 음식[飮食]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밥이나 국 따위의 물건(物件). 참고로, 예기(禮記) 문상(問喪)에 “가엾고 애달픈 마음과 아프고 절통한 생각에서 신이 상하고 간이 마르며 폐가 탄다. 물과 장을 입으로 넘기지 못하고 3일 동안 밥을 짓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웃에서 미음과 죽을 쑤어 이를 마시고 먹게 하는 것이다.[惻怛之心, 痛疾之意, 傷腎乾肝焦肺. 水漿不入口, 三日不擧火. 故隣里爲之糜粥, 以飮食之.]”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남녀[男女] 남자와 여자. 남녀 간의 정애(情愛)와 욕망(欲望).
- 음식남녀[飮食男女] 음식남녀(飮食男女)라는 말은 예기(禮記) 예운(禮運)에 “음식과 남녀는 인간의 가장 큰 욕구가 매여 있는 곳이나, 죽음과 빈곤은 인간이 가장 꺼려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욕구와 꺼림이 마음의 큰 단서가 된다.[飮食男女, 人之大欲存焉. 死亡貧苦. 人之大惡存焉. 故欲惡者, 心之大端也.]”고 한 데서 비롯되어, 인간의 가장 본능적 욕정을 가리키는 것이 되었다. 즉 식욕과 성욕이 인간의 큰 욕정이라는 말이다. 호문정공(胡文定公: 호안국胡安國)이 아들에게 준 글에 “뜻을 세울 때는 명도(明道)나 희문(希文)처럼 되기를 스스로 기원하라. 마음가짐은 성실과 믿음 그리고 속이지 않는 것을 주된 근본으로 하라. 몸가짐은 단정하고 장중하며, 청렴하고, 근신하는 자세를 지켜라. 일에 임해서는 명민하고 과단성 있는 태도로 옳고 그름을 분별하라. 법률을 집행할 때는 법을 정한 뜻을 생각해 보고 그 취지에 맞도록 시행한다면 정치를 해도 남에게 뒤지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은 힘써 노력해야 한다. 마음을 바로잡고 몸을 수양하는 데는 음식과 남녀관계가 가장 절실하고 중요하다. 예로부터 성현들도 여기서부터 공부를 했으니, 어찌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立志, 以明道希文, 自期待. 立心, 以忠信不欺, 爲主本. 行己, 以端莊淸愼, 見操執. 臨事, 以明敏果斷, 辨是非. 又謹三尺, 考求立法之意而操縱之, 斯可爲政, 不在人後矣. 汝勉之哉. 治心修身, 以飮食男女, 爲切要. 從古聖賢, 自這裏做工夫. 其可忽乎.]”라고 한 데서도 보인다.
- 천리[天理] 하늘의 바른 도리(道理). 천지자연(天地自然)의 올바른 도리. 천지만물이 생성되고 움직이는 이치. 자연의 이치. 자연의 법칙. 인간 본연의 도리.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사람의 착한 본성을 이르는 성리학의 기본개념. 참고로, 이정유서(二程遺書) 권10에 “하늘이란 것은 바로 이치를 말한다.[天者, 理也.]”라는 정명도(程明道)의 말이 나오고, 한비자(韓非子) 대체(大體)에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고 사람의 성정(性情)을 해치지 않았으며, 터럭을 불어서 작은 흠을 찾지 않고, 때를 씻어서 알아내기 어려운 것을 살피지 않았다.[不逆天理, 不傷情性, 不吹毛而求小疵, 不洗垢而察難知.]”라고 하였고, 소옹(邵雍)의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 권14 관물외편 하(觀物外篇下)에 “천리를 얻은 자는 몸이 윤택할 뿐만 아니라 마음 또한 윤택해지고, 마음이 윤택할 뿐만 아니라 성명까지도 윤택해진다.[得天理者, 不獨潤身, 亦能潤心, 不獨潤心, 至於性命亦潤.]”라고 하였다.
- 음식유절[飮食有節] 음식을 먹는데 절도가 있음. 음식을 절제함. 사기(史記) 이사열전(李斯列傳)에 이사(李斯)가 말하기를 “무릇 옛날의 어진 왕은 음식에도 절제가 있고, 수레나 물건도 일정한 개수가 있었고, 궁궐을 짓는데도 한도가 있었으며, 조칙을 내려 일함에 비용만 들고 백성의 이익에 무익한 것을 금하였으므로 오랫동안 평안히 다스릴 수 있었다.[凡古聖王, 飲食有節, 車器有數, 宮室有度, 出令造事, 加費而無益於民利者禁, 故能長久治安.]”라고 한 데서 보인다. 참고로, 황제내경(黃帝內經) 소문(素問)에 “상고시대의 사람들은 잘사는 이치를 알았고, 음양의 이치를 법도로 삼아 여러 수단을 잘 조화하여 음식을 먹는 데에는 조절이 있었으며, 자고 일어남에도 일정함이 있었으며, 망령되이 과로하지 않았다. 그로 인하여 능히 형체와 정신을 함께 유지하여 하늘이 준 수명을 끝까지 다하고 백세가 되어서야 세상을 떠났다.[上古之人, 其知道者, 法於陰陽, 和於術數, 食飮有節, 起居有常, 不妄作勞, 故能形與神俱, 而盡終其天年, 度百歲乃去.]”라고 하였고, 동의보감(東醫寶鑑) 잡병편(雜病篇)에도 “식사에 있어 절제하며 고르게 섭취하고, 일상생활과 수면에 있어 일정함이 있어야 하며, 함부로 과로하지 않고, 마음을 편히 하여야 한다.[飮食有節, 起居有常, 不妄作勞, 恬憺虛無.]”라고 하였다.
- 남녀유별[男女有別] 유교 사상에서 남녀 사이는 분별(分別)이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예기(禮記) 교특생(郊特牲)에 “남녀가 분별이 있은 뒤에야 부자가 친하고 부자가 친한 뒤에야 의가 생겨나고 의가 생겨난 뒤에야 예가 일어나고 예가 일어난 뒤에야 만물이 편안하니, 분별이 없고 의가 없는 것은 금수의 도이다.[男女有別, 然後父子親; 父子親, 然後義生; 義生, 然後禮作; 禮作, 然後萬物安. 無別無義, 禽獸之道也.]”라고 하였다.
【譯文】 飲食有節, 男女有別.
飲食的欲望和男女的情欲, 是人的欲望中最主要的. 然而如果放縱它, 讓它淩駕於一切之上, 可以使道德天理淪亡. 所以有道德修養的人, 一定要讓飲食有節度, 男女有分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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