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 사람이 의심한다 해서 자신만의 견해를 꺾지 말고
자기의 생각이 옳다고 해서 남의 말을 버리지 마라.
사사로운 작은 은혜로 큰 틀을 손상치 말고
공중의 여론을 빌어 사사로운 감정을 풀지 마라.
毋因群疑而阻獨見, 毋任己意而廢人言,
무인군의이조독견, 무임기의이폐인언,
毋私小惠而傷大體, 毋借公論以快私情.
무사소혜이상대체, 무차공론이쾌사정.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군의[群疑] 여러 사람들의 의심. 많은 의문. 주역(周易) 규괘(睽卦) 상전(象傳)에 “비를 만남이 길함은 모든 의심이 없어진 것이다.[象曰 遇雨之吉 群疑亡也]”라고 하였다.
- 독견[獨見] 자기만의 의견. 자기 혼자의 견해. 또는, 남들이 견득(見得)하지 못한 것을 혼자만이 견득하는 것을 이른다.
- 기의[己意] 자기 의견이나 생각. 자기의식(自己意識). 외계나 타인과 구별되는 자기에 대한 의식.
- 임[任] 맞다. 맡기다. ~을 막론하고. 설사 ~할지라도.
- 소혜[小惠] 작은 은혜. 작은 덕.
- 대체[大體] 사물의 기본적인 큰 줄거리. 전체. 이러고 저러고 간에 요점만 말하면. 사물의 전체에서 요령만 딴 줄거리. 사물의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되는 부분을 이른다.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에 “몸에는 귀한 부분과 천한 부분이 있고 중대한 부분과 사소한 부분이 있다. 사소한 부분으로써 중대한 부분을 해치지 말고 천한 부분으로써 귀한 부분을 해치지 말지니, 사소한 부분을 기르는 자는 소인이 되고 중대한 부분을 기르는 자는 대인이 된다.[體有貴賤有小大 無以小害大 無以賤害貴 養其小者爲小人 養其大者爲大人]”라고 하였고 “대체(大體)를 따르는 자는 대인이 되고 소체(小體)를 따르는 자는 소인이 된다.[從其大體爲大人 從其小體爲小人]”라고 하였다. 집주(集註)에 몸에서 천하고 사소한 부분은 입과 배요, 귀하고 중대한 부분은 마음과 뜻이라고 하였다. 대체는 천부적인 도덕심, 소체는 눈과 귀 등의 감각기관을 뜻한다.
- 공론[公論] 여럿이 모여 의논(議論)하는 것. 또는 그 의논(議論). 사회 일반의 공통된 의견. 어떤 문제에 대해 백성 또는 국민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정한 의견(意見). 공정한 의견, 바른 의견 등을 의미한다. 공정하고 바른 의견은 그 근거를 다수의 대중성에서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대중의 의견이라는 의미도 있으며, 따라서 공론은 현대적인 의미에서 여론(輿論)과 비슷한 뜻을 지닌다. 논어(論語)에 “일향지인(一鄕之人)은 의유공론의(宜有公論矣)”라는 표현이 보이는데, 이는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공정한 의견이 있다는 뜻이다. 즉 향촌에는 그 향촌인들이 합의한 의견, 즉 향론(鄕論)이 있다는 뜻이다. 서경(書經)에는 “천하의 공론[天下之公論]”이라는 표현이 보이는데, 여기서의 공론은 국가 전체적으로 합의된 여론으로 국론(國論)을 의미하였다. 즉 중국 고전에 나타나는 공론은 향론·국론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 사정[私情] 사사로운 정. 개인적인 감정. 사사로운 개인의 정. 자기만의 편의를 얻자는 마음.
【譯文】 辨別是非, 認識大體.
不要因爲群眾疑惑就阻礙自己的獨特見解, 不要任憑自己意見就廢棄他人的忠告良言, 不要私溺小恩小惠就傷害重大的整體利益, 不要借助公眾輿論來愜快自己的私人情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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