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별달리 기발한 것 없이
그저 마침맞게 좋을 뿐이다.
인품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남달리 뛰어난 것 없이
그저 본디 그대로 자연스러울 뿐이다.
文章做到極處, 無有他奇, 只是恰好.
문장주도극처, 무유타기, 지시흡호.
人品做到極處, 無有他異, 只是本然.
인품주도극처, 무유타이, 지시본연.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문장[文章] 생각·느낌·사상(思想) 등을 글로 표현한 것. 구절을 모아서 한 문제를 논술한 글의 한 편. 문장가(文章家). 일반적으로 어, 구, 절과 함께 문법을 나타내는 언어 단위의 하나. 한 나라의 문명을 형성한 예악(禮樂)과 제도.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우제(偶題)에 “문장은 천고토록 썩지 않을 사업, 잘 됐는지의 여부는 마음속으로 잘 안다오.[文章千古事 得失寸心知]”라고 하였다.
- 주도[做到] 이루다. 성취하다. 달성하다. ~한 정도까지 해내다.
- 극처[極處] 더 이상 나아갈 데 없는 막다른 고비에 이른 곳. 맨 끝. 궁극(窮極)에 다다른 곳. 참로고, 대학장구(大學章句) 경(經) 1장의 주에 “격은 이름이요 물은 사와 같으니,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여 그 극처에 이르지 않음이 없고자 하는 것이다.[格至也, 物猶事也, 窮至事物之理, 欲其極處無不到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지시[只是] 다만. 그러나. 오직. 오로지. 그런데. 참로고, 이상은(李商隱)의 시 낙유(樂遊)에 “석양빛 무한히 좋기는 하나, 다만 황혼이 가까이 다가왔네.[夕陽無限好, 只是近黃昏.]”라고 한데서 보인다.
- 기발[奇拔] 유달리 재치(才致)가 뛰어남. 기발하다. 특출하다. 독특하다.
- 흡호[恰好] 바로. 마침. 마침 잘. 적당하다. 알맞다. 참고로, 혹자가 중용장구(中庸章句) 제2장의 ‘군자가 중용을 함은 군자이면서 때에 맞게 하기 때문이다.[君子之中庸也 君子而時中]’라는 말에 대한 의미를 묻자, 주자가 ‘군자는 단지 좋은 사람을 말한다. 시중은 단지 딱 맞는 일을 말한다.[君子只是說箇好人 時中只是說做得箇恰好底事]’라고 대답한 데서 보인다.
- 인품[人品] 사람의 품격(品格). 사람의 품격이나 됨됨이. 참고로, 황정견(黃庭堅)의 염계시(濂溪詩)의 병서(幷序)에서 주돈이(周敦頤)의 인품을 가리켜 “용릉의 주무숙은 인품이 매우 고상하여 가슴속이 깨끗하기가 마치 비 갠 뒤의 온화한 바람과 깨끗한 달빛 같다.[舂陵周茂叔人品甚高, 胸中灑落, 如光風霽月.]”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타이[他異] 별개의 것으로 그것과는 다름. 남과 다른 것. 각별히 다른 것.
- 본연[本然] 천성. 사물이나 현상이 본디부터 가지고 있음. 본디 그대로의 것. 본디의. 타고나다. 천부(天賦)하다.
【譯文】 文章極處無奇巧, 人品極處只本然 : 文無奇巧, 人宜本然.
文章做到登峰造極的地步, 沒有其他奇特, 只是表達得恰到好處 ; 人品達到至誠至純的境界, 沒有其他異常, 只是回歸到天然本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