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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일에 깊이 빠지지 마라 <채근담>


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은

모두 장을 문드러지게 하고

뼈를 썩게 하는 독약과 같으니

많이 먹지 말고

절반쯤에서 그쳐야 화를 면한다.

마음을 즐겁게 하는 일은 모두

몸을 망치고 덕을 잃게 하는 미끼이니

깊이 빠지지 말고

절반쯤에서 그쳐야 후회가 없다.


爽口之味,  皆爛腸腐骨之藥,  五分便無殃.
상구지미,  개란장부골지약,  오분변무앙.
快心之事,  悉敗身喪德之媒,  五分便無悔.
쾌심지사,  실패신상덕지매,  오분변무회.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송(宋)나라 때의 학자 소옹(邵雍)의 칠언율시 인자음(仁者吟)에 “입에 맞는 음식은 많이 먹으면 반드시 몸을 해치고, 마음에 유쾌한 일도 지나치면 반드시 재앙이 된다. 병들고 나서 치료하기 보다는 병들기 전에 일찌감치 예방하는 것이 낫다.[爽口物多須作惡, 快心事過必爲怏. 與其病後能服藥, 不若病前早自防.]”고 하였다. <擊壤集 卷6>


  • 상구[爽口]  시원하다. 개운하다. 상쾌하다.
  • 난장[爛腸]  창자를 문드러지게 함. 장을 녹게 함. 여씨춘추(呂氏春秋) 권1 맹춘기(孟春紀) 귀공(貴公)에 “산해진미가 많으면 위가 가득차고, 위가 가득차면 속이 괴롭다.[味衆珍則胃充, 胃充則中大鞔.]”는 말이 있으며, 한(漢) 고유(高誘)의 주에 “만(鞔)은 만(懣)으로 읽으며, 식기(食氣)를 이기지 못해 만병(懣病)이 됨을 이른다. 기름진 고기와 많은 술 등 장을 해치는 음식이 이것을 이른다.[鞔讀曰懣, 不勝食氣爲懣病也. 肥肉厚酒, 爛腸之食, 此之謂也]”라고 하였다.
  • 쾌심[快心]  만족하게 여기는 마음. 마음이 유쾌함.
  • 상덕[喪德]  도덕을 해치다. 부도덕하다. 덕을 잃다. 서경(書經) 여오(旅獒)에 “사람을 하찮게 여기면 덕(德)을 잃고 물건을 구경하면 뜻을 잃는다.[玩人喪德, 玩物喪志.]”라고 하였다. 사람이 외물(外物)을 좋아하면 곧 흉중(胸中)의 지기(志氣)를 상실함을 말한 것이다.
  • 매개[媒介]  둘 사이에서 양편의 관계를 맺어 줌. 서로 떨어져 있는 두 명사 사이에서 두 명사의 관계를 맺어 주는 중간 항의 명사를 부여하는 작용.

【譯文】 凡事當留餘地,  五分便無殃悔  :  事留餘地,  便無殃悔.
淸爽可口的美味,  都是潰爛腸胃腐蝕筋骨的毒藥,  用到五成就沒有災殃  ;  暢快舒心的事情,  全是敗壞身體喪失德行的媒介,  享受五分就不會後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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