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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로 몰지 마라. 당한다 [窮寇勿追궁구물추 投鼠忌器투서기기] <채근담>


간악한 자들을 제거하고

아첨하는 무리를 막으려면

달아날 한 가닥 길은 열어주어야 한다.

만일 그들에게

몸 둘 곳이 없게 하면

쥐구멍을 틀어막는 것과 같아

도망갈 모든 길이 막혀버리게 되어

귀중한 물건을 모두 물어뜯고 말 것이다.


鋤奸杜倖,  要放他一條去路.
서간두행,  요방타일조거로.
若使之一無所容,  譬如塞鼠穴者,
약사지일무소용,  비여색서혈자,
一切去路都塞盡,  則一切好物俱咬破矣.
일체거로도색진,  즉일체호물구교파의.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서간[鋤奸]  간사한 사람을 제거함. 적과 내통한 배반자를 제거하다.
  • 두행[杜倖]  아첨하는 사람을 막음. 요행을 바라는 것을 막음.
  • 방타[放他]  양보하다. 길을 터주다. 송(宋)나라 구양수(歐陽脩)가 소식(蘇軾)의 글을 읽어 보고 매요신(梅堯臣)에게 보내는 편지에 “소식의 글을 취하여 읽을 때 나도 모르게 땀이 흘렀으니, 장쾌하고 장쾌하다. 노부는 응당 길을 피하여 그에게 한 걸음 뒤로 양보해야 하겠다.[取讀軾書, 不覺汗出, 快哉快哉! 老夫當避路, 放他出一頭地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일조[一條]  한 줄기. 한 조목(條目).
  • 거로[去路]  떠나는 길. 가는 길. 진로(進路).
  • 소용[所容]  용납되다. 쓰이다.
  • 호물[好物]  훌륭한(좋은) 물건. 즐겨 하는 물건(物件). 소동파(蘇東坡)의 시 간간음(簡簡吟)에 “대개 좋은 물건은 견고하지 못하거니, 채운 쉽게 흩어지고 유리는 쉬 부서지네.[大都好物不堅牢, 彩雲易散琉璃脆.]”라고 하였다.
  • 교파[咬破]  물어뜯어 파괴함. 물어 찢다. 물어뜯다. 폭로하다. 들추어내다.
  • 궁구물추[窮寇勿追]  궁지에 몰린 적은 쫓지 마라. 추격하지 않는다는 것은 쫓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바싹 쫓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자(孫子) 군사(軍事)에 “돌아가는 군사는 막아서지 말고, 포위한 군사는 반드시 틈새를 주고, 궁지에 몰린 적은 추격하지 말라.[歸師勿遏, 圍師必闕, 窮寇勿追]”라고 하였다. 성안에 갇힌 군사는 달아날 수 있게 길을 열어놓으라는 것은 도망자가 생기면 남은 사람들은 더 큰 공포를 느껴 전의를 상실하게 만드는 고도의 심리전술이다. 궁서물추(窮鼠勿追), 궁서막추(窮鼠莫追), 궁적물추(窮敵勿追), 궁적막추(窮敵莫追), 궁구물추(窮寇勿追), 궁구막추(窮寇莫追).
  • 투서기기[投鼠忌器]  쥐를 잡으려다 잘못 그릇을 깰까 하는 거리낌. 물건을 던져 쥐를 잡고자 하나 그릇을 깨뜨릴까 염려한다는 뜻으로, 해(害)를 제거하려고 하나 큰 일을 그르칠까 염려되어 그렇게 하지 못함을 이른다. 한(漢)나라 가의(賈誼)가 문제(文帝)에게 올린 치안책(治安策)에 “속담에 ‘쥐에게 돌을 던지려 해도 그릇이 깨질까 꺼린다.[欲投鼠而忌器]’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잘 비유한 말입니다. 쥐가 그릇 가까이에 있을 경우 오히려 꺼려 돌을 던지지 못하는 것은 그릇이 깨질까 염려해서인데, 하물며 임금 가까이에 있는 귀신(貴臣)에게는 어떠하겠습니까.[裏諺曰: ‘欲投鼠而忌器.’ 此善諭也. 鼠近於器, 尚憚不投, 恐傷其器, 況於貴臣之近主乎!]”라고 한 내용이 한서(漢書) 권48 가의전(賈誼傳)에서 보인다. 이는 곧 임금의 측근을 제거하고자 해도 임금에게 위해(危害)가 미칠 것을 두려워한다는 비유이다. 척서기기(擲鼠忌器), 투서지기(投鼠之忌).

【譯文】 窮寇勿追,  投鼠忌器.
鏟除邪惡杜絕使心用倖的小人,  要放他一條出路.  如若使得他沒有一個地方容身,  這就好比堵塞老鼠洞穴,  一切出路都堵塞殆盡,  那麼一切好東西也都被老鼠廝咬破壞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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