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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가는 재미, 한가로움 <채근담/소창유기>


냉정해진 다음에

열광했던 때를 돌아다보면

열정에 들떠 분주함이 무익함을 알게 되고

번거로움에서 나와

한가로움으로 들어가 본 뒤에야

한가로운 재미가 가장 오래감을 알게 된다.


從冷視熱,  然後知熱處之奔馳無益.
종냉시열,  연후지열처지분치무익.
從冗入閒,  然後覺閒中之滋味最長.
종용입한,  연후각한중지자미최장.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小窓幽記소창유기 : 醒성>


  • 냉[冷]  쇠락한 때, 쓸쓸한 때. 냉정하다.
  • 열[熱]  떠들썩한 때, 흥성한 시기. 몸달다. 흥분함. 열중함.
  • 열처[熱處]  더운 곳. 뜨거운 곳. 흥성한 곳. 번성한 곳. 왁자지껄한 곳. 권세 있는 벼슬자리.
  • 열뇨[熱鬧]  여러 사람이 모여 떠들썩함. 번화하다. 벅적벅적하다. 왁자지껄하다. 즐겁게 하다. 흥청거리다. 떠들썩하게 놀다.
  • 분치[奔馳]  빨리 달림. 내달리다. 질주하다. 분주히 뛰어다니다. 바쁘게 뛰어다니다. 분망히 뛰어다니다. 열심히 뛰어다니다. 참고로, 소옹(邵雍)의 격양집(擊壤集) 권13에 실려 있는 우득음(偶得吟)에 “장년엔 내달리듯 살아서, 내키는 대로 관직 받았지. 얻은 것은 오직 자그마한데, 잃은 것은 한이 없구나. 오늘 하루아침을 넘기고, 내일 하루저녁을 보내며. 길거리 사람들과 똑같이, 자잘하게 부림을 당하누나.[壯歲若奔馳, 隨分受官職. 所得惟錙銖, 所喪無紀極. 今日度一朝, 明日過一夕. 不免如路人, 區區被勞役.]”라고 하였다. 소옹(邵雍)의 시호는 소 강절(邵康節)이다.
  • 용[冗]  쓸데없이 많다. 번잡하다. 성가시다. 번거롭다. 바쁜 일.
  • 자미[滋味]  자양분(滋養分)이 많고 좋은 맛, 또는 그러한 음식. 맛. 재미. 흥취. 미미(美味). 자(滋)는 초목(草木) 중의 맛있는 것으로, 예기(禮記) 단궁 상(檀弓上)에 “증자(曾子)가 말하기를 ‘상중에 병이 있으면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며 반드시 초목의 자미를 먹는다.’라고 하였으니, 생강과 계피 등을 말한 것이다.[曾子曰:喪有疾, 食肉飮酒, 必有草木之滋焉. 以爲薑桂之謂也.]”라고 하였다. 참고로 종영(鍾嶸)은 시품서(詩品序)에 “오언시는 각종 시들 중에서 수위를 차지하며 많은 작품들 중에서 가장 음미할 만한 뜻이 풍부하다.[五言居文詞之要, 是衆作之有滋味者也.]”라고 한 데서 보이고, 두보(杜甫)의 시 구월일일과맹십이창조십사주부형제(九月一日過孟十二倉曹十四主簿兄弟)에 “청담에서 재미를 보미 그대들과 나이를 잊고 사귈만하네.[淸談見滋味, 爾輩可忘年.]”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최장[最長]  가장 길다. 가장 우수하다.

【譯文】 冷靜觀世事,  忙中去偷閒  :  從冷視熱,  從冗入閑.
從冷靜處觀察熱鬧,  才知道熱鬧場所的奔波馳騁毫無裨益  ;  從繁冗處進入悠閑,  才感覺悠閑生活的滋益意味最爲長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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