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되나
남에 방비하는 마음이 없어서는 안 된다.
이는 염려가 소홀한 것을 경계한 것이다.
차라리 남에게 속임을 당할지언정
남이 속일 것이라 미리 생각지 마라.
이는 지나치게 살피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이 두 가지 말을 아울러 간직한다면
정신이 밝아지고 덕행이 두터워질 것이다.
害人之心不可有, 防人之心不可無. 此戒疎於慮也.
해인지심불가유, 방인지심불가무. 차계소어려야.
寧受人之欺, 毋逆人之詐. 此警傷於察也.
영수인지기, 무역인지사. 차경상어찰야.
二語並存, 精明而渾厚矣.
이어병존, 정명이혼후의.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정명[精明] 아주 깨끗하고 밝음. 밝다. 영리하다. 재치가 있다. 자세히 관찰하다. 순결하고 총명하다. 정통하다. 참되어 거짓이 없는 마음을 말한다. 예기(禮記) 제통(祭統)에 “군자가 재계하는 것은 오로지 그 순수하고 밝고 맑은 덕을 다하기 위함이다.……재계란 순수하고 청명함의 지극함이다. 그렇게 한 연후에 신명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君子之齊也 專致其精明之德也……齊者 精明之至也 然後可以交於神明也]”라고 하였다.
- 혼후[渾厚] 화기(和氣) 있고 인정(人情)이 두터움. 사람됨이 크고 원만함. 화기와 인정이 충만한 것. 순박하고 성실하다. 소박하고 무게 있다.
- 혼후[渾厚] 한시(漢詩)의 품격(品格)의 하나이다. 시정(詩情)과 시의(詩意)가 깊고 원대한 것을 말하며 깊은 덕과 중후한 인격을 갖춘 시인에게서 엿볼 수 있는 시의 품격이다. 고려 말의 시인으로는 둔촌(遁村) 이집(李集)의 시가 혼후한 품격의 대표적 작품이다.
- 역[逆] 생각하다. 헤아리다. 미리 앎.
【譯文】 戒流於慮, 警傷於察.
“傷害人的心不可以有, 防備人的心不可以沒有”, 這是告誡疏忽於思考的人 ; “寧可忍受他人的欺騙, 不要事先猜疑他人欺詐”, 這是告誡過細於觀察的人. 這二警語合並共存, 才算是精幹聰明而淳樸寬厚的爲人之道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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