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여지를 두고 완벽하기를 바라지 마라 <채근담>


일을 함에 조금씩 여지를 두어

다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면

조물주도 나를 시기하지 못하고

귀신도 손해를 끼치지 못할 것이다.

만일, 일이 반드시 만족스럽기를 바라고

공로 또한 반드시 가득차기를 바란다면

안에서 변고가 생기지 않으면

반드시 밖에서 우환을 불러들이게 된다.


事事留個有餘不盡的意思,
사사유개유여부진적의사,
便造物不能忌我,  鬼神不能損我.
변조물불능기아,  귀신불능손아.
若業必求滿,  功必求盈者,  不生內變,  必召外憂.
약업필구만,  공필구영자,  불생내변,  필소외우.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前集전집>


  • 사사[事事]  모든 일. 일마다. 이 일 저 일. 만사. 일을 열심히 행함. 어떤 일에 종사하다. 일을 하다.
  • 유여[有餘]  여유가 있음. 넉넉함. 남음이 있음. 남다. ~ 남짓하다. 여유롭게 지내면서 스스로 만족해함이다. 지나친 것. 사기(邪氣)가 왕성한 것. 맹자(孟子) 고자 하(告子下)에 “도는 대로와 같은 것이니, 어찌 알기 어렵겠는가. 사람들이 찾지 않는 것이 병일 뿐이다. 그대가 돌아가서 찾아본다면 많은 스승이 있을 것이다.[夫道若大路然 豈難知哉 人病不求耳 子歸而求之 有餘師]”라고 한 데서 보이고, 장자(莊子) 경상초(庚桑楚)에 노자의 제자인 경상초가 외루(畏壘)에서 무위(無爲)의 정치를 행하자 백성들이 그의 정사에 대해 “지금 우리가 하루 단위로 계산하면 부족하지만, 한 해 단위로 계산하면 넉넉하다.[今吾日計之而不足 歲計之而有餘]”라고 평하는 데서 보인다.
  • 여분[餘分]  어느 한도에 차고 남은 부분. 어떤 양에 차고도 남는 부분(部分)이나 채 차지 못한 부분(部分).
  • 여지[餘地]  틈이나 자리. 나위(더 할 수 있는 여유나 더 해야 할 필요). 무슨 일을 하거나 생각할 여유나 기회를 나타내는 말. 남은 땅. 여분(餘分)의 토지(土地). 여망(餘望)이 있는 앞길.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 장자(莊子) 양생주(養生主)에 “지금 내가 칼을 잡은 지 19년이나 되었고 잡은 소만도 수천 마리를 헤아리는데, 칼날이 지금 숫돌에서 금방 꺼낸 것처럼 시퍼렇기만 하다. 소의 마디와 마디 사이에는 틈이 있는 공간이 있고 칼날은 두께가 없으니, 두께가 없는 것을 그 틈 사이에 밀어 넣으면 그 공간이 널찍하여 칼을 놀릴 적에 반드시 여유가 있게 마련이다.[今臣之刀十九年矣 所解數千牛矣 而刀刃若新發於硎 彼節者有間 而刀刃者無厚 以無厚入有間 恢恢乎其於遊刃 必有餘地矣]”라고 하였다.
  • 부진[不盡]  다함이 없음. 끝나거나 다하지 않음. 없어지지 않음. 완전하지 않다. 끝이 없다. 그지없다. 다하지 못하다. 무궁무진(無窮無盡). 예기(禮記) 곡례 상(曲禮上)에 “군자가 자신에게 베푸는 호의를 남김없이 하게 하지 않으며 충성을 다하게 하지 않는 것은 사귐을 온전하게 하기 위해서이다.[君子 不盡人之歡 不竭人之忠 以全交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유여부진[有餘不盡] 여유를 두고 완전히 다하지 아니함. 약간 부족한 것 같은 상태.
  • 의사[意思]  마음먹은 생각. 마음.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 의사. 생각. 의견. 심정. 염원. 뜻. 의미. 재미. 흥미. 흥취.
  • 조물[造物]  조물주(造物主). 조물주가 만든 것. 천지간(天地間)의 만물(萬物). 만물을 창조하는 신력(神力).
  • 구만[求滿]  가득 차고 완전해질 것을 구함.
  • 구영[求盈]  가득함을 구함. 한(漢)나라 마원(馬援)의 종제(從弟) 마소유(馬少游)가 일찍이 마원에게 말하기를 “선비가 한세상을 살면서 다만 의복과 음식을 족할 정도만 취하여 작은 수레를 타고 작은 말을 몰면서 군의 아전이 되어 선산을 지키고 향리에서 선인이라 일컬어지면 될 것이지, 가득함을 구하려 하면 다만 스스로 괴로울 뿐이다.[士生一世, 但取衣食裁足, 乘下澤車, 禦款段馬, 爲郡掾史, 守墳墓, 鄕里稱善人, 斯可矣, 致求盈餘, 但自苦耳.]”라고 하였다. <後漢書 卷24 馬援列傳>
  • 변고[變故]  재변(災變)이나 사고(事故). 갑작스러운 재앙이나 사고. 갑작스럽게 일어난 좋지 않은 일.
  • 우환[憂患]  근심이나 걱정되는 일. 질병(疾病). 가족 가운데 병자(病者) 있는 가정.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나 아픈 사람이 생겨서 나는 걱정이나 근심. 몸의 온갖 병. 집안에 복잡한 일이나 환자가 생겨서 나는 걱정이나 근심.

【譯文】  天道忌盈,  業不求滿.
做事留有一個有餘味沒有窮盡的意思,  卽便是造物主也不能妒忌我,  鬼怪神靈也不能損害我.  如若事業必定要求圓滿,  功勞必須苛求久盈的,  不發生內部變亂,  也必然招致外來憂患.

Leave a Reply

Copyright (c) 2015 by 하늘구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