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치솟고 욕망이 들끓어오를 때에는
누구라도 분명히 알 수 있으며
뻔히 알면서도 범하고 만다.
아는 것은 누구이며
범하는 것은 또 누구인가?
이럴 때 홀연히 생각을 돌릴 수 있다면
사특한 마음도 변하여 바로 참마음이 된다.
當怒火慾水正騰沸處, 明明知得, 又明明犯著.
당노화욕수정등비처, 명명지득, 우명명범착.
知的是誰? 犯的又是誰?
지적시수? 범적우시수?
此處能猛然轉念, 邪魔便爲眞君矣.
차처능맹연전념, 사마변위진군의.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노화[怒火] 불같이 화를 냄. 분노의 불길. 불길 같은 분노. 격한 노여움.
- 욕수[慾水] 욕망의 물결.
- 등비[騰沸] 들끓다. 비등(沸騰).
- 명명[明明] 또렷하고 똑똑함. 아주 밝음. 분명함. 분명히. 명백히. 명찰하다.
- 지득[知得] 깨달아 앎. 깨달아 얻음. 알게 됨.
- 범착[犯著] 범함. 침범함. 범해 버리다.
- 촉범[觸犯] 꺼려 피할 일을 저지름. 꺼려서 피할 일을 저지르는 행위. 죄를 저지름. 법 따위에 저촉되다. 위반하다. 범하다. ~에 거스르다. 범상(犯上).
- 맹연[猛然] 돌연히. 갑자기. 홀연히. 문득. 불쑥.
- 전념[轉念] 생각을 바꾸다. 정신을 차리다. 다시 생각하다. 제정신이 들다.
- 사마[邪魔] 수행을 방해하는 마귀. 사특(邪慝)하고 나쁜 마(魔). 몸과 마음을 괴롭혀 수행을 방해하는 악마. 불도(佛道)의 수행을 방해하는 번뇌 따위를 사악한 마귀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 사특[邪慝] 못되고 악(惡)함. 요사스럽고 간특하다. 맹자(孟子) 진심 하(盡心下)에 “군자는 떳떳한 도를 회복할 뿐이니, 떳떳한 도가 바루어지면 서민이 선에 흥기하고, 서민이 흥기하면 사특함이 없어질 것이다.[君子反經而已矣, 經正則庶民興, 庶民興, 斯無邪慝矣.]”라고 하였다.
- 진군[眞君] 진정한 주인. 인간 본연의 마음. 만물의 주재자(主宰者). 신선이나 도사의 존칭. 도가(道家)에서 천신(天神) 가운데에서 가장 존귀한 신으로 존숭하는 태일진군(太一眞君)으로, 옥황상제를 말한다.
【譯文】 放下屠刀, 立地成佛.
當憤怒火焰欲望水波正在升騰湧沸的時候, 明明知道這樣不對, 又明明觸犯著. 知道這個道理的是誰, 違反這個道理的又是誰? 在這個時候能夠猛然轉變念頭, 邪魔惡鬼就變爲主宰命運的上天了.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