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에 넘치는 복과 까닭 없는 횡재는
조물주의 미끼 아니면 인간세상 함정이다.
이런 데서 높은 곳에 눈을 두지 않으면
그 술수에 빠져들지 않을 사람이 드물다.
非分之福, 無故之獲, 非造物之釣餌, 卽人世之機阱.
비분지복, 무고지획, 비조물지조이, 즉인세지기정.
此處著眼不高, 鮮不墮彼術中矣.
차처착안불고, 선불타피술중의.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비분[非分] 제 분수(分數)가 아님. 분수(分數)에 지나침. 제 분수에 맞지 않음. 자기 몫에 만족하지 아니하다. 분수에 맞지 아니하다. 참고로, 통감절요(通鑑節要) 권37 당기(唐紀)에 “분수에 맞지 않은 은혜는 자주 얻을 수 없으니, 힘써 자신을 닦고 삼가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非分之恩, 不可數得. 勉自修飭, 無貽後悔.]”고 한 데서 보인다.
- 분수[分數] 자기의 신분이나 처지에 알맞은 한도. 사물을 잘 분별하고 헤아리는 슬기.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일정한 한계.
- 무고[無故] 아무런 까닭이 없음. 탈이 없이 잘 있음. 탈이나 걱정거리 없이 편안함. 참고로, 송유(宋儒) 정이(程頤)가 강독을 끝내고 아직 물러나지 않았을 때 송 철종(宋哲宗)이 난간에서 함부로 버드나무 가지를 꺾자, 정이가 “한창 봄에 생명이 일어나는 때에 까닭 없이 가지를 꺾어서는 안 됩니다.[方春發生, 不可無故摧折.]”라고 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朱子大全 卷98 伊川先生年譜>
- 조물[造物] 조물주(造物主). 조물주가 만든 온갖 물건(物件). 천지간(天地間)의 만물(萬物). 만물을 창조하는 신력(神力). 우주(宇宙)의 만물(萬物)을 만들고 다스리는 신(神). 참고로,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조물주가 내 이마에 가해진 묵형의 흔적을 없애 주고 내 베어진 코를 보완해 주어 완전한 인간의 몸으로 선생의 뒤를 따르게 해 주지 않을 줄 어떻게 알겠는가.[庸詎知夫造物者之不息我黥而補我劓, 使我乘成以隨先生耶?]”라고 하였고, 소식(蘇軾)의 적벽부(赤壁賦)에 “오직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간의 밝은 달은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눈으로 보면 빛을 이루는데, 이를 취하여도 막는 사람이 없고,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으니, 이것이 바로 조물주의 다함이 없는 창고이다.[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耳得之而爲聲, 目寓之而成色, 取之無禁, 用之不竭, 是造物者之無盡藏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조이[釣餌] 낚싯밥. 물고기를 잡으려고 낚시 끝에 꿰어다는 물고기의 먹이. 미끼.
- 인세[人世] 인간(人間)의 세상(世上). 사람이 사는 세상. 참고로, 한유(韓愈)의 전중소감마군묘지명(殿中少監馬君墓誌銘)에 “내가 40년이 채 되지도 않는 사이에 조(祖)와 자(子)와 손(孫) 삼대(三代)의 죽음을 목격하고 곡하였으니, 인간 세상에 있어서 어떻다 하겠는가. 그런데 사람이 이런 일을 보면서 오래도록 죽지 않고 이 세상에 살아 있으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된 일인가.[未四十年, 而哭其祖子孫三世, 於人世何如也. 人欲久不死, 而觀居此世者何也.]”라고 한 데서 보이고, 송(宋)나라 왕안석(王安石) 부채에 그려진 진 목공(秦穆公)의 딸 농옥(弄玉) 그림을 소재로 하여 지은 선자사(扇子詞)에 “푸른 하늘 바람 이슬은 인간 세상이 아닌데, 흐트러진 비녀와 머리가 특이하구나.[靑冥風露非人世 鬢亂釵橫特地]”라고 한 데서 보이고, 이상은(李商隱)의 시 칠월이십구일숭양댁연작(七月二十九日崇讓宅宴作)에 “인간 세상은 본디 모이고 흩어짐이 많은데, 붉은 연꽃은 어이하여 또 활짝 피는가.[人世本來多聚散, 紅蕖何事亦離披.]”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기정[機阱] 함정. 간계. 덫. 구렁텅이. 날짐승을 잡기 위한 장치가 있는 함정.
- 착안[着眼] 어떤 일을 주의하여 봄. 어떤 일을 이루어내기 위해 중요한 계기나 기틀을 잡음. 어떤 일을 눈여겨보아 그 일을 성취(成就)할 기틀을 잡음. 착안하다. 고려하다. 눈을 돌리다. 눈에 붙다. 참고로, 임제록(臨濟錄)에 “금가루가 귀하기는 하나 눈에 들어가면 흐리게 만든다.[金屑雖貴, 着眼則眯.]”라는 말이 있다.
- 술수[術數] 어떤 일을 꾸미는 꾀나 방법(方法).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을 꾸미는 교묘한 생각이나 방법. 술계(術計), 술책(術策), 술법(術法). 음양陰陽), 복서(卜筮) 따위로 길흉(吉凶)을 점(占)치는 방법이나 기술. 역법을 구성하는 산법(算法)과 천문(天文)의 상수(常數). 천문(天文)을 관찰(觀察)하여 역수(曆數)를 추산(推算)하는 방법. 자연 현상을 가지고 미래의 길흉을 점치는 각종 방법, 즉 점성술(占星術), 점복술(占卜術), 관상술(觀相術) 등을 이른다.
【譯文】 非分之收穫, 陷溺之根源 : 非分收獲, 陷溺根源.
不是份內的幸福, 沒有原故的收獲, 不是上天誘惑你的引釣誘餌, 就是人間坑害人的機關陷阱. 這些地方著眼不高遠, 很少有不墜落他人詐術圈套的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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