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勸酒十四首권주14수:不如來飮酒七首불여래음주7수 / 술이나 마시세 / 白居易백거이


[其一]

莫隱深山去[막은심산거]   깊은 산에 숨어산다 가지 마시라

君應到自嫌[군응도자혐]   그대 틀림없이 불평하게 되리니

齒傷朝水冷[치상조수랭]   아침 물이 차가워 이가 시리고

貌苦夜霜嚴[모고야상엄]   밤에는 된 서리에 얼굴이 트네

漁去風生浦[어거풍생포]   어부 떠난 포구엔 바람이 일고

樵歸雪滿岩[초귀설만암]   나무꾼 돌아간 벼랑엔 눈만 수북이

不如來飮酒[불여래음주]   차라리 이리와 술이나 마시며

相對醉厭厭[상대취염염]   서로 마주하여 실컷 취하여보세

[其二]

莫作農夫去[막작농부거]   농부나 되겠다고 가지 마시라

君應見自愁[군응견자수]   그대 스스로 시름겨워 하리니

迎春犁瘦地[영춘리수지]   봄 되면 척박한 땅을 갈아야 하고

趁晚喂羸牛[진만위리우]   저녁 틈타 야윈 소를 먹여야 하네

數被官加稅[삭피관가세]   관에서는 수시로 세금 올리고

稀逢歲有秋[희봉세유추]   가을걷이 제대로 할 해가 드무네

不如來飮酒[불여래음주]   차라리 이리와 술이나 마시며

酒伴醉悠悠[주반취유유]   술을 벗해 유유자적 취하여보세

[其三]

莫作商人去[막작상인거]   장사꾼 되겠다고 가지 마시라

恓惶君未暗[서황군미암]   허둥지둥하다 그대 아득해지리

雪霜行塞北[설상행새북]   눈서리에 북쪽 변방에 가야하고

風水宿江南[풍수숙강남]   비바람에도 강남에 묵어야 하네

藏鏹百千萬[장강백천만]   백천만 돈궤미도 감춰야 하고

沉舟十二三[침주십이삼]   침몰하는 배는 열에 두 세 척

不如來飮酒[불여래음주]   차라리 이리와 술이나 마시며

仰面醉酣酣[앙면취감감]   얼굴 쳐들고 거나히 취하여보세

[其四]

莫事長征去[막사장정거]   머나먼 정벌 길 가지 마시라

辛勤難具論[신근난구론]   그 고생 이루 다 말할 수 없네

何曾畫麟閣[하증화린각]   어찌 기린각에 화상 걸리랴

只是老轅門[지시로원문]   단지 군영에서 늙어갈 뿐이네

蟣虱衣中物[기슬의중물]   옷 속에는 서캐와 이 득실거리고

刀槍面上痕[도창면상흔]   얼굴에는 칼자국과 창자국

不如來飮酒[불여래음주]   차라리 이리와 술이나 마시며

合眼醉昏昏[합안취혼혼]   눈 감고 아뜩하게 취하여보세

[其五]

莫學長生去[막학장생거]   장생술 배우러 가지 마시라

仙方誤殺君[선방오살군]   신선 방술이 자칫 그대 죽이리

那將薤上露[나장해상로]   어찌 부추잎에 맺힌 이슬이

擬待鶴邊雲[의대학변운]   학 곁의 구름이 되길 바라랴

矻矻皆燒藥[골골개소약]   부지런히 선약을 달여들 보지만

累累盡作墳[누누진작분]   결국은 줄줄이 무덤 주인 되나니

不如來飮酒[불여래음주]   차라리 이리와 술이나 마시며

閑坐醉醺醺[한좌취훈훈]   한가히 앉아 얼근하게 취하여보세

[其六]

莫上靑雲去[막상청운거]   입신출세하겠다고 가지 마시라

靑雲足愛憎[청운족애증]   높은 지위는 애증의 근본이라네

自賢誇智慧[자현과지혜]   스스로 현명하다 지혜를 자랑하고

相糾鬥功能[상규투공능]   서로 얽혀 공로와 재능을 다투나

魚爛緣吞餌[어란연탄이]   물고기 구워짐은 미끼 삼켜서이고

蛾焦為撲燈[아초위박등]   나방이 타는 것은 등불 쳐서라네

不如來飮酒[불여래음주]   차라리 이리와 술이나 마시며

任性醉騰騰[임성취등등]   제멋대로 몽롱하게 취하여보세

[其七]

莫入紅塵去[막입홍진거]   세속 먼지통에 들지 마시라

令人心力勞[영인심력노]   사람의 정신을 지치게 하네

相爭兩蝸角[상쟁양와각]   달팽이 뿔 위에 서로 싸운들

所得一牛毛[소득일우모]   얻어야 한 가닥 소털뿐인 걸

且滅嗔中火[차멸진중화]   잠시 분노의 불길을 끄고

休磨笑裏刀[휴마소리도]   웃음 뒤 감춘 칼갈이도 그치고

不如來飮酒[불여래음주]   차라리 이리와 술이나 마시며

穩臥醉陶陶[온와취도도]   평온히 누워 도도히 취하세나

<勸酒十四首권주십사수:不如來飲酒七首불여래음주칠수 / 이리와 술이나 마시세 / 白居易백거이>

 —勸酒十四首권주십사수 并序병서 : 내가 동도(東都: 낙양洛陽)에 살면서 한가로운 날이 많았다. 한가하면 술을 마시고 취하면 시를 읊었으니, 만약 시문(時文)이 없었으면 노래를 부르지 못하였을 것이다. 매번 생각이 날 때 한 편씩 만들다보니 모두 14편이 되었는데, 모두가 술에 관한 것으로 자작하며 즐기던 것이어서 ‘하처난망주(何處難忘酒)’와 ‘불여래음주(不如來飲酒)’로 이름 붙였다.[予分秩東都, 居多暇日. 閒來輒飲, 醉後輒吟, 若無詞章, 不成謠詠. 每發一意, 則成一篇, 凡十四篇, 皆主於酒, 聊以自勸, 故以何處難忘酒, 不如來飲酒命篇.] <白氏長慶集백씨장경집 巻二十七권이십칠>


  • 자혐[自嫌]  자연히 ~꺼려하다. 저절로 마뜩잖다. 불만스럽다. 싫어하다.
  • 수지[瘦地]  척박한 땅. 메마른 땅.
  • 진[趁]  ~을 틈타서. ~의 기회를 이용해, ~를 틈타. 趁 뒤에는 대개 어떤 시간이나 기회와 관련된 표현이 옴.
  • 가세[加稅]  세금(稅金)을 올림.
  • 유추[有秋]  풍년 들다. 결실이 있다.
  • 서황[恓惶]  당황하여 허둥지둥하다. 놀라 쩔쩔매다. 낭패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 가난(빈곤)하다.
  • 앙면[仰面]  얼굴을 쳐듦. 얼굴을 위로 향하다. 고개를 뒤로 젖히다. 올려다보다. 높은 곳을 보다.
  • 감감[酣酣]  술을 거나하게 마셔 흥겹다. 봄이 한창 무르익다. 꽃이 만발하다.
  • 신근[辛勤]  고된 일을 맡아 부지런히 일함. 또는, 고된 근무(勤務).
  • 하증[何曾]  언제 …한 적이 있었느냐.
  • 인각[麟閣]  기린각(麒麟閣)이다. 한(漢)나라 전각(殿閣)의 이름으로 공신들의 초상화를 그려 놓은 곳인데, 미앙궁(未央宮) 내에 있다. 한 무제(漢武帝)가 건축하였는데, 일설(一說)에는 소하(蕭何)가 지었다고도 한다. 한 선제(漢宣帝) 감로(甘露) 3년에 곽광(霍光)・장안세(張安世)・한증(韓增)・조충국(趙充國)・위상(魏相)・병길(丙吉)・두연년(杜延年)・유덕(劉德)・양구하(梁丘賀)・소망지(蕭望之)・소무(蘇武) 등 공신(功臣) 11명의 초상화를 기린각에 그렸다.
  • 합안[合眼]  두 눈을 붙이다. 잠을 자다. 눈을 감다. 죽다.
  • 혼혼[昏昏]  어둡고 침침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 어두운 모양. 깊이 잠든 모양. 머리가 어지러운 모양. 우매한 모양.
  • 해상로[薤上露]  염교에 내린 이슬. 인생의 허무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염교는 부추와 비슷한 여러해살이 풀이다. 악부시집(樂府詩集) 권27 상화가사(相和歌辭) 해로(薤露)에는 “부추 위의 이슬이여, 어이 그리 쉽게 마르는가. 이슬은 말라도 내일 아침이면 다시 내리지만, 사람은 죽어 한 번 가면 언제 다시 돌아오나.[薤上露, 何易晞? 露晞明朝更復落, 人死一去何時歸?]”라고 하였다.
  • 해로[薤露]  부추잎에 내린 아침 이슬. 흔히 상여를 따라가면서 부르는 만가(挽歌)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고금주(古今注) 권중(卷中)에 “해로는 사람이 죽었을 때 부르는 소리이다. 전횡(田橫)의 문인(門人)에게서 나왔는데, 전횡이 자살하자 문인들이 슬퍼하여 그를 위해 비가(悲歌)를 지은 것으로, 사람의 목숨이 풀잎의 이슬방울같이 쉽게 사라지는 것을 노래한 것이다.” 하였다.
  • 학변운[鶴邊雲]  학은 장수를 상징하고, 학과 구름은 신선 세계를 의미한다.
  • 의대[擬待]  …하기를 바라다. …하려하다.
  • 골골[矻矻]  부지런히 애쓰는 모양. 꾸준히 노력하는 모양. 피곤한 모양.
  • 누누[屢屢]  초췌하고 초라한 모양. 많이 달려 있다. 주렁주렁하다. 겹겹이.
  • 훈훈[醺醺]  술에 취해 얼근하다. 거나하다.
  • 청운[靑雲]  푸른 빛깔의 구름. 고위고관(高位高官). 높은 이상(理想)이나 벼슬. 푸른색의 구름이 어두운 색의 구름보다 높이 떠있는 데에서, 높은 지위나 벼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백거이(白居易)의 시 문신선증유(聞新蟬贈劉)에 “백발은 머리에 빠르게 생기는데, 청운은 손에 들기 이리 늦은고.[白髮生頭速 靑雲入手遲]”라고 하였다.
  • 애증[愛憎]  사랑과 미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
  • 임성[任性]  제멋대로 하다. 마음 내키는 대로 하다. 제 마음대로 하다. 타고난 성질대로 맡겨 두다.
  • 등등[騰騰]  김 따위의 기체가 자욱이 피어오르다. 술에 취한 모양. 몽롱한 모양. 새가 날아오르는 모양. 느릿느릿한 모양.
  • 홍진[紅塵]  바람이 불어 햇빛에 벌겋게 일어나는 티끌. 속세(俗世)의 티끌. 번거롭고 어지러운 속(俗)된 세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영인[令人]  사람으로 하여금 …하게 하다. 좋은 사람. 착하고 어진 사람. 선인(善人).
  • 심력[心力]  마음과 힘을 아울러 이르는 말. 마음이 작용하는 힘. 심장이 움직이는 힘. 정신력과 체력. 마음과 힘. 기력. 力勞
  • 심력노[心力勞]  심로(心勞)와 역로(力勞). 전자는 심지(心智)로 하는 일을, 후자는 근력(筋力)으로 하는 일을 가리킨다.
  • 와각[蝸角]  달팽이의 뿔이라는 뜻으로, 아주 좁은 지경(地境)이나 지극(至極)히 작은 사물(事物)을 이르는 말. 달팽이의 두 뿔 위에 만(蠻)과 촉(觸)의 두 나라가 있어 서로 다툰다 함. 곧 사소한 일로 다툼을 말함. 와각상쟁(蝸角相爭).
  • 일우모[一牛毛]  구우일모(九牛一毛). 아홉 마리 소에 털 한가닥이 빠진 정도라는 뜻으로, 아주 큰 물건 속에 있는 아주 작은 물건. 여러 마리의 소의 털 중(中)에서 한 가닥의 털. 대단히 많은 것 중의 아주 적은 것의 비유.
  • 소리장도[笑裏藏刀]  웃음 속에 칼을 숨기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음험한 생각을 품고 남을 해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고대 중국의 병법인 삼십육계비본병법(三十六計秘本兵法)의 10번째 계책이기도 하다. 적으로 하여금 우리를 믿도록 안심시킨 후 적의 긴장이 풀어졌을 때 신속히 일을 도모한다. 이 전략은 음험하고 악랄하며 신의를 완전히 저버리는 비인간적인 전략이다.
  • 불여[不如]  …만 못하다. …하는 편이 낫다.
  • 도도[陶陶]  매우 화락(和樂)한 모양. 말을 달리게 하는 모양. 매우 즐겁다. 즐거움이 그지없다. 도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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