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이 막히고
처지가 곤궁한 사람은
마땅히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고
공을 이루고
하는 일이 원만한 사람은
반드시 그 말로를 살펴야 한다.
事窮勢蹙之人, 當原其初心.
사궁세축지인, 당원기초심.
功成行滿之士, 要觀其末路.
공성행만지사, 요관기말로.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前集전집>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小窓幽記소창유기>
- 사궁[事窮] 일이 궁하게 됨. 일이 막힘.
- 세축[勢蹙] 형세가 위축됨. 형세가 나빠짐. 형세가 오그라듦. 형세가 긴박함. 형세가 곤궁함.
- 형세[形勢]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이나 사정. 사물의 형편과 세력. 생활의 경제적 상태. 풍수지리에서 산의 모양과 지세(地勢). 지형.
- 원[原] 찾다. 추구하다. 근본을 거슬러 올라가 캠.
- 초심[初心] 처음 먹은 마음.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처음에 가진 마음. 불법佛法을 배우려고 맨 처음 낸 마음.
- 공성[功成] 공이 이루어짐. 성공하다.
- 공성명수[功成名遂] 공을 세운 뒤에 이름이 따름. 묵자(墨子) 수신(修身)에 “이름은 헛되이 생겨나지 않고 칭찬은 저절로 자라나지 않으니 공을 이루면 이름은 따라 있게 된다. 이름과 칭찬은 거짓되게 생겨날 수 없으니, 그것에 대해 알고 싶거든 자기 몸을 돌아봐야 한다.[名不徒生, 而譽不自長, 功成名遂, 名譽不可虛假, 反之身者也.]”라고 하였다.
- 공성신퇴[功成身退] 공을 이루었으면 몸은 뒤로 물림. 성공(成功)을 하면 그 공을 자랑하지 않음. 큰 공을 이루고 은퇴하여 더 이상 벼슬하지 않음.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제9장에 “공을 이루고 이름을 날린 뒤에는 뒤로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이다.[功成名遂身退, 天之道.]”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노자(老子) 제2장에 “성인은 만물을 생장시키면서도 자기 소유로 하지 않고, 만물을 육성시키면서도 자기 능력을 과시하지 않고, 공을 이루고서도 그 자리에 있지 않고 물러난다.[生而不有 爲而不恃 功成而不居]”는 말이 나온다.
- 공성자타 명성자휴[功成者墮 名成者虧] 공은 이루어지고 나면 무너지게 되고 명성은 이루어지면 훼손됨. 장자(莊子) 제20편 산목(山木)에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은 공적을 이룰 수 없고, 공은 이루어지고 나면 무너지게 되고, 명성은 이루어지면 훼손된다.[自伐者無功 功成者墮 名成者虧]”라고 하였다.
- 행만[行滿] 행한 일이 마음에 만족스러움. 불법진리를 이해하여 곧바로 행하는 용기로 공덕을 성취하게 됨.
- 원만[圓滿] 충분히 가득 참. 일이 되어감이 순조로움. 조금도 결함이나 부족함이 없음. 성격이나 외모가 모나지 않고 부드러운 면이 있다. 일이 잘되어 순조로롭다. 관계나 사이가 서로 좋다.
- 말로[末路] 노정의 마지막. 가는 길의 끄트머리. 인생의 끝 무렵. 쇠(衰)해진 인생의 끝장, 비참하게 된 만년(晩年). 참고로 소식(蘇軾)의 시 화도여은진안별송창화군사장중(和陶與殷晉安別送昌化軍使張中)에 “고단한 생활 영 버려진 줄 알았는데, 만년에 길이 근고를 하게 되다니.[苦生知永棄 末路嗟長勤]”라고 하였다. <蘇東坡詩集 卷42>
【譯文】 原其初心, 觀其末路.
對事業窮盡情勢蹙迫的人, 應當還原他的最初心意 : 對功業成就行事圓滿的人, 須要觀察他的末節路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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