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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욤


꽃씨를 심으려고 남의 뜰에서

흙을 퍼다 화분을 채워 놨더니

꽃씨는 이내 싹으로 죽고

온 곳 모를 고욤나무 움이 돋았다

아니다 싶어 이러한 것은

둘이나 뽑아서 버렸었는데

어느 사이 또 하나가 자라났구나

인연이려니 이러한 것도

사는 한 가꾸어 벗으로 삼자

귀여운 고욤이 열리는 날엔

겨울을 지내며 나누어 먹자

동네방네 사람 불러

나누어 먹자.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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