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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酒五首대주5수 / 술잔을 앞에 두고 / 白居易백거이


     [其一]

巧拙賢愚相是非[교졸현우상시비]  잘났거니 못났거니 서로 따지느니

何如一醉盡忘機[하여일취진망기]  푹 취해 세상사 다 잊음이 어떤가

君知天地中寬窄[군지천지중관착]  아나 그대 하늘과 땅 사이 넓이를

鵰鶚鸞皇各自飛[조악난황각자비]  수리나 봉황이나 나름대로 난다네

     [其二]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  달팽이 뿔 위에서 싸워 무얼 하나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  부싯불 번쩍 튀는 찰나를 사는 몸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  부귀든 빈천이든 그 또한 즐길 일

不開口笑是癡人[불개구소시치인]  크게 웃지 않는 자가 어리석은 자

     [其三]

丹砂見火去無跡[단사현화거무적]  단사는 선약되러 가서는 자취 없고

白髮泥人來不休[백발니인래불휴]  백발은 달라붙어 오기에 쉼이 없네

賴有酒仙相暖熱[뇌유주선상난열]  다행히 술꾼 있어 서로가 불콰하니

松喬醉卽到前頭[송교취즉도전두]  선인도 취하면 곧 눈앞에 이른다네

     [其四]

百歲無多時壯健[백세무다시장건]  백 년을 산들 건강한 때 얼마이며

一春能幾日晴明[일춘능기일청명]  봄철이라 한들 맑은 날 그 얼마랴

相逢且莫推辭醉[상봉차막추사취]  이렇게 만났으니 마다말고 취하여

聽唱陽關第四聲[청창양관제사성]  양관의 서글픈 이별가나 들으세나

     [其五]

昨日低眉問疾來[작일저미문질래]  어저께 근심스레 문병하고 왔는데

今朝收淚吊人回[금조수루조인회]  아침에 눈물로 조문하러 다시가네

眼前流例君看取[안전유례군간취]  눈 앞에 일어난 예 그대 보았거니

且遣琵琶送一杯[차견비파송일배]  비파곡조에 실어 한 잔 술 드세나

<對酒五首대주5수 / 술잔을 앞에 두고 / 白居易백거이>

 


  • 看取간취 : 보아서 내용을 알아차림.
  • 寬窄관작 : 넓이. 넓고 좁음.
  • 巧拙교졸 : 교묘(巧妙)함과 졸렬(拙劣)함. 익숙함과 서투름.
  • 暖熱난열 : 따뜻하게 느껴지는 열. 온기
  • 泥니 : 붙이다. 자주빛 질흙. 칙서(勅書)를 봉하는 데에 썼음. 뜻이 바뀌어, 물건을 붙이는 데에 쓰는 진흙처럼 차진 것의 통칭. 금니(金泥).
  • 니서泥絮 : 진흙에 붙은 버들솜. 버들솜이 진흙탕에 떨어지면 다시는 날 수 없으므로, 이로써 마음이 선정(禪定)에 들어 고요하여 다시는 동요가 없음을 비유한다.
  • 니인泥人 : 토우(土偶). 흙 인형. 지옥에 떨어진 사람. 진흙 구덩이에 빠진 사람.
  • 丹砂見火단사현화 : 見(현)은 만난다는 의미. 단사는 불을 만나 단약이 된다. 단약은 곧 선약이다.
  • 丹砂단사 : 단사는 복용하면 불로장생한다는 단약(丹藥)을 만들 때에 쓰이는 광물이다. 옛날 도사(道士)들은 단사를 원료로 연단(鍊丹)을 하여 불로장생의 비약(祕藥)을 구워냈는데 이를 연단술(鍊丹術)·연금술(鍊金術)·점금지술(點金之術)이라고도 한다. 여러 가지 쇠붙이를 금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 하였다. 본초(本草)에 의하면 “단사를 오래 먹은 자는 신명(神明)을 통하고 늙지 않으며 몸이 가벼워져 신선이 된다.”고 하였다.
  • 丹砂단사 : 수은으로 이루어진 황화광물로 도가(道家)에서 이른바 장생불사약으로 칭하는 단약(丹藥)을 고는 재료로서, 전하여 장생불사약을 가리킨다. 광굉명집(廣宏明集)에 “단사(丹砂)를 태워 수은(水銀)을 만들고, 수은을 되돌려 단사(丹砂)를 만들기 때문에 환단(還丹)이라고 한다.[燒丹成水銀 還水銀成丹 故曰還丹]”라고 하였다. 단사(丹沙).
  • 丹砂단사 : 주사(朱砂). 수은과 유황의 화합물로 선약(仙藥)을 달일 때 넣는 재료이다. 진(晉)나라 갈홍(葛洪)의 포박자(抱朴子) 금단(金丹)에 “모든 초목은 태우면 재가 되지만 단사는 태우면 수은이 된다. 태우는 과정을 여러 번 거치면 도로 단사가 되는데, 이를 먹으면 장수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 鸞皇난황 : 난새와 봉황새.
  • 賴有뢰유 : ~이 있어 의지하다. ~의 덕분이다. ~하니 다행이다.
  • 忘機망기 : 속세(俗世)의 일이나 욕심(慾心)을 잊음. 기심(機心)을 잊음. 즉 세욕에 끌리는 마음을 훌훌 털어내고 물외의 지취(旨趣)를 추구하는 심성의 상태를 지칭함.
  • 맹금猛禽 : 매나 독수리 따위와 같이, 성질이 사납고 육식을 하는 날짐승을 통틀어 이르는 말.
  • 서조瑞鳥 : 상서로운 새. 봉황, 난조 등이 있다. 난조는 꿩과 닮은 새로 몸집이 크고 꼬리가 길며 다섯 가지 색으로 빛난다. 봉황과 함께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 石火光中석화광중 : 부싯돌의 불이 번쩍이는 것처럼 지극히 짧은 시간을 이르는 말.
  • 松喬송교 : 선인 적송자(赤松子)와 왕자교(王子喬)를 말한다.
  • 陽關曲양관곡 : 본명은 위성곡(渭城曲)이다. 진시황이 수도로 삼았던 함양(咸陽)은 당대(唐代)에는 위성(渭城)으로 불렸다. 당시 변방인 양관(陽關)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이곳에서 송별연을 베풀고 전송했다. 왕유(王維)의 시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는 그런 정경을 읊은 것 중에 잘 알려진 작품이다. 이 시는 일명 위성곡(渭城曲) 또는 양관곡(陽關曲)이라고도 한다. 양관곡이라고 하면 보통 이별가의 대명사로 통한다.
  • 陽關양관 : 돈황시(敦煌市) 서남쪽에 있다. 기원후 121년 서한의 무제가 서역을 경영하기 위해 하서주랑(河西走廊)에 돈황 등 4개 군을 설치하고 양관(陽關)과 옥문관(玉門關)을 세웠다. 서한이래로 역대 왕조들이 군사요충지인 이곳으로 군사를 보내 지켰다. 많은 군사들이 이곳을 지키기 위해 싸웠고, 상인과 승려, 사신, 여행객 등 많은 사람들이 또한 이곳을 내왕했다. 특히 문인들이 이곳에서 감회를 읊은 작품이 많다.
  • 陽關第四聲양관제사성 : 양관(陽關)은 고대 관문(關門)의 명칭으로, 지금의 감숙성(甘肅省) 돈황현(敦煌縣) 서북쪽이다. 양관곡은 위성곡(渭城曲) 혹은 양관삼첩(陽關三疊)이라고도 불리며, 소동파는 이 시의 창법을 여러 가지로 정리하기도 하였는데, 그 창법 중에 하나가 앞의 세 구는 한 번 창(唱)하고, 제4구만 세 번 중첩하여 창(唱)하는 방법인데 간단하면서도 음악적인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훗날, 벗을 송별할 때 불러주는 송별가(送別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 蝸牛角上爭와우각상쟁 : 달팽이 뿔 위에서 싸움. 장자(莊子) 칙양편(則陽篇)에 달팽이 왼쪽 뿔에 사는 촉씨(觸氏)와 오른쪽 뿔에 사는 만씨(蠻氏) 두 부족이 영토 다툼을 벌이다가 큰 희생을 치렀다는 우화가 나오는데, 이로부터 좁은 세상에서 하찮은 다툼을 벌이는 것을 비유하는 와각지쟁(蝸角之爭)이라는 고사성어가 유래되었다.
  • 왕자교王子喬 : 주영왕(周靈王)의 태자였다. 그는 생황 불기를 좋아하였다. 언젠가 그가 하남의 이수(伊水)와 낙수(洛水)를 유람할 때, 부구공(浮丘公)이라는 도사를 만나 그와 함께 숭산(嵩山)에 올라간 후, 그곳에서 30여 년을 살았다. 후에 환량(桓良)이라는 사람이 마침내 산속에서 그를 찾아냈다. 그는 환량에게 “오는 7월 7일 구씨산(緱氏山)에서 만나자고 우리 집 사람들에게 전해주시오.”라고 하였다. 그 날이 되자 사람들이 구씨산으로 올라갔더니 과연 왕자교가 한 쌍의 백학을 타고 산 정상에 있었다. 그는 다만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뿐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오지 않았다. 여러 차례 손을 흔들어 사람들에게 인사만 하는 듯했다. 며칠 후, 그는 다시 학을 타고 날아갔다. 사람들이 나중에 숭산에 사당을 짓고 그를 기렸다.
  • 왕자교王子喬 : 태평광기(太平廣記) 제4권 신선(神仙)에 “왕자교는 주나라 영왕의 태자이다. 생황을 잘 불어 봉황의 울음소리를 낼 수 있었다. 이수와 낙수 사이를 노닐었는데 도사인 부구공이 그를 데리고 숭산에 올라 30여 년을 지냈다.[王子喬者, 周靈王太子也. 好吹笙作鳳凰鳴. 游伊洛之間, 道士浮丘公, 接以上嵩山, 三十余年.]”라고 하였다.
  • 流例유례 : 널리 전하여 오는 예. 세상에 널리 퍼져서 전하여 온 예. 예전부터 내려오는 관습·관례.
  • 低眉저미 : 고개를 숙임. 아래로 처진 눈썹. 눈썹을 낮게 드리우다. 부드럽고 순종하는 표정을 짓다. 눈을 아래로 깔다.
  • 적송자赤松子 : 적송자(赤誦子)라고도 한다. 전설에 따르면 그는 신농씨(神農氏) 치세에 비를 내리게 하는 우사(雨師)였다. 적송자는 일찍이 수옥(水玉)을 복용했는데, 이것은 병을 물리치고 수명을 늘려주는 약물이었다. 그는 불 속으로 뛰어들어도 해를 입지 않았다. 그는 자주 신선들이 거주하는 곤륜산(崑崙山)으로 들어가 서왕모(西王母)의 석궁(石宮)에서 지냈다. 그는 또 비구름을 타고 마음대로 다녔다. 염제(炎帝)의 어린 딸이 그에게 도법을 배워 신선 중의 사람이 되어 그와 함께 세상 밖으로 숨었다. 고신씨(高辛氏)가 세상을 다스릴 때에도 다시 세상에 나와 우사의 역할을 맡았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 비를 내리게 하는 신선이 되었다.
  • 적송자赤松子 : 전설 속의 선인(仙人)이다. 한서(漢書) 안사고(顔師古)의 주(注)에 “적송자는 선인(仙人)의 호(號)이다. 신농씨(神農氏) 때에 우사(雨師)였다.[赤松子仙人號也 神農時爲雨師]”라고 하였다. 음식으로 물을 먹고 옥으로 옷을 해 입은 적송자는 신농에게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견디는 방법을 일러주었고, 금화산(金華山)에 살다가 스스로 몸을 태워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 雕鶚조악 : 수리. 독수리와 물수리. 즉, 맹금(猛禽)을 뜻한다.
  • 酒仙주선 : 세속을 초월하여 술을 즐기는 사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세속(世俗)에 구애(拘礙)됨이 없이 두주(斗酒)로써 낙을 삼는 사람.
  • 且遣차견 : 뒤따라 보내다. 장차 보내다.
  • 推辭추사 : 물러나며 사양함.
  • 賢愚현우 : 어짊과 어리석음. 어진 이와 어리석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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