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난곬 / 백석(白石)
박을 삼는 집 할아버지와 손자가 올은 지붕 웋에 한울빛이 진초록이다 우물의 물이 쓸 것만 같다 – 마을에서는 삼굿을 하는 날…
박을 삼는 집 할아버지와 손자가 올은 지붕 웋에 한울빛이 진초록이다 우물의 물이 쓸 것만 같다 – 마을에서는 삼굿을 하는 날…
돌각담에 머루송이 깜하니 익고 자갈밭에 아즈까리 알이 쏟아지는 잠풍하니 볕바른 골짜기이다 나는 이 골짝에서 한겨울을 날려고 집을 한채 구하였다 집이…
여승(女僧)은 합장(合掌)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 평안도(平安道)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