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女僧)은 합장(合掌)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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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도(平安道)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女人)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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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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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山) 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山) 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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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석白石 / 백기행白夔行 –
–(시집「사슴」1936)
- 출생 : 1912년 7월 1일 평안북도 정주
- 사망 : 1996년 01월
- 학력 : 아오야마가쿠인 대학교 졸업
- 데뷔 : 1930년 조선일보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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