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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하면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嚴則下喑엄즉하암] <설원/정리>


공숙문자(公叔文子)가 초(楚)나라의 영윤(令尹)이 된 지 3년이 지나도록 백성들이 감히 조정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였다. 이에 공숙자(公叔子)가 문자(文子)를 만나 말하였다.

“너무 엄하십니다.”

문자가 말하였다.

“조정이 엄한 것이 어찌 나라를 다스리는 데 방해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까?”

공숙자가 말하였다.

“윗사람이 엄하면 아랫사람이 입을 다물게 됩니다. 아랫사람이 입을 다물면 윗사람은 귀머거리가 되지요. 귀머거리와 벙어리는 서로 뜻이 통하지 못합니다. 이것이 어찌 나라를 다스리는 일입니까? 제가 듣건대, 순서대로 바늘을 넣어 옷감을 짜는 자는 장차 큰 장막을 만들어 낼 수 있고, 한 되 한 말씩이라도 차분히 모으는 자라야 창고를 채울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작은 냇물도 서로 어우러져야 강이나 바다를 이루는 것입니다. 훌륭한 임금이란 명을 받아 이를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는 있지만 아예 그 어떤 의견도 듣지 않는 경우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설원/정리>


公叔文子為楚令尹三年, 民無敢入朝, 公叔子見曰:「嚴矣.」 文子曰:「朝廷之嚴也, 寧云妨國家之治哉?」 公叔子曰:「嚴則下喑, 下喑則上聾, 聾喑不能相通, 何國之治也? 順針縷者成帷幕, 合升斗者實倉廩, 并小流而成江海;明主者有所受命而不行, 未嘗有所不受也.」 <說苑 / 政理 :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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