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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병 /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 주면서

속을 비워 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 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 공광규 –


  • 출생 : 1960년 6월 15일, 충청남도 청양
  • 학력 :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석사
  • 데뷔 : 1986년 시 ‘저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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