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내는 마감이란다
혼자 무슨 일 그리 많은지
한 달에 열흘은 야근을 한다
술 꼬임 뿌리치고 일찍 들어와
고기 넣고, 미역 넣고, 감자 넣고
어머니 땀 맛 조선간장 넣고
버섯 넣고, 파 넣고, 깨소금 넣고
미역국은 오래 끓여야 맛이라나
오래 끓인 미역국에 깨소금 내는 없고
어머니 땀내가 왜 나는 걸까
밥은 찬 밥, 국은 따신 국
짝을 기다리다 국도 같이 식어
춥고 어둔 비탈길 홀로 올라올 아내
손이라도 잡아줄까 집을 나선다.
– 안상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