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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려지신[羇旅之臣]~기려파교[騎驢灞橋]~기려행역[羈旅行役]


기려용견인[騎驢聳肩人]  눈 내리는 날 나귀 등에 앉아서 시상(詩想)에 잠긴 사람을 가리킨다. 소식(蘇軾)의 증사진하수재(贈寫眞何秀才) 시에서 시인 맹호연(孟浩然)의 시 짓는 모습을 “또 보지 못했는가, 눈 속에 나귀를 탄 맹호연이 눈썹 찌푸리고 시 읊느라 어깨 가 산처럼 쭝긋해진 것을.[又不見雪中騎驢孟浩然 皺眉吟詩肩聳山]”라고 형용한 데서 온 말이다. <蘇東坡詩集 卷12>

기려지신[羇旅之臣]  그 나라 출신이 아니면서 벼슬하는 사람. 제 환공(齊桓公) 때에 진여공(陳厲公)의 아들 전완(田完)이 제나라로 망명하여 환대를 받았는데, 환공이 그를 경(卿)에 임명하자, 전완이 사양한 말 중에 “뜨내기 신하가 요행히 여기에 있도록 용서를 받았다.[羈旅之臣, 幸若獲宥]”라고 하였다. <春秋左氏傳 莊公22年> 전완(田完)의 시호(諡號)는 경중(敬仲)이다. 전완은 진완(陳完)이라고도 한다.

기려지신[羇旅之臣]  나그네처럼 다른 나라에 와서 벼슬살이를 하는 사람. 타국을 떠도는 신하. 다른 나라에서 와서 우거(寓居)하며 객원(客員)으로 있는 신하를 이른다. 공자(孔子)는 노(魯)나라에서 벼슬하기 전인 소공(昭公) 25년에 계손씨(季孫氏)가 소공(昭公)을 축출하는 내란이 일어나자, 노(魯)나라를 떠나 여러 나라를 주유하였으나 등용되지 못하고 다시 노(魯)나라로 돌아온 일이 있다.

기려파교[騎驢灞橋]  당나라 때 재상 정계(鄭綮)가 본디 시를 잘 지었으므로, 혹자가 그에게 “상국(相國)은 요즘에 새로운 시를 지었는가?”라고 묻자, 그가 대답하기를 “시 생각이 눈보라 치는 파교의 당나귀 등 위에 있는데, 여기서 어떻게 시를 얻을 수 있겠는가.[詩思在灞橋風雪中驢子上 此何以得之]”라고 했던 데서 온 말이다. 파교는 장안(長安) 동쪽의 파수(灞水)에 놓인 다리를 가리킨다. <全唐詩話 卷5 鄭綮>

기려풍설[騎驢風雪]  눈 내리는 날 나귀 등에 앉아서 시 읊는 흥취를 말한다. 소식(蘇軾)의 증사진하수재(贈寫眞何秀才) 시에서 성당(盛唐) 시대의 시인(詩人) 맹호연(孟浩然)의 시 짓는 모습을 일러 “그대는 또 못 보았나 눈 속에 나귀 탄 맹호연이, 눈썹 찌푸리고 시 읊으며 산 같은 어깨 으쓱댄 것을.[又不見雪中騎驢孟浩然 皺眉吟詩肩聳山]”이라 하였고, 당 소종(唐昭宗) 때의 재상 정계(鄭綮) 또한 시를 잘 지었는데, 혹자가 정계에게 “상국(相國)은 근래에 새로운 시를 지었는가?”라고 물으니, 정계가 대답하기를 “시사(詩思)가 파교(灞橋)의 풍설(風雪) 속 나귀 등 위에 있는데, 여기에서 어떻게 시를 얻겠는가.”고 하였다.

기려행역[羈旅行役]  고향을 떠나 벼슬살이를 하다. 기려(羁旅)는 장기간 타향에 거류하다. 체류하다. 행역(行役)은 옛날 병역(兵役), 노역(勞役) 또는 공무(公務)에 복무하기 위하여 밖으로 나가 산을 넘고 강을 건너다. 일반적으로 행려(行旅), 출행(出行)을 의미한다.

기려화산[騎驢華山]  화산처사(華山處士) 진단(陳摶)이 일찍이 흰 나귀를 타고 변중(汴中)으로 들어가려다가 송 태조(宋太祖)가 등극했다는 말을 듣고 크게 웃고 나귀에서 떨어지며 말하기를 “천하가 이제야 정(定)해졌군.”이라고 하였다.

기려화산[騎驢華山]  화산은사(華山隱士) 진단(陳摶)은 후진(後晉)・후한(後漢) 이후로 매양 한 왕조가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며칠 동안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왜 그러느냐고 물으면 눈을 똑바로 뜨고 보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하루는 바야흐로 당나귀를 타고 화음(華陰) 저잣거리에서 노닐다가 송 태조(宋太祖)가 등극(登極)하였다는 말을 듣고는 놀라고 기뻐하며 크게 웃었다. 그 까닭을 묻자, 그는 또 웃으며 말하기를, “천하가 이로부터 안정될 것이다.[天下自此定矣]”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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