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 곁에 있는 활은 피하기 쉬우나
은혜 안에 숨은 창은 막아내기 어렵고
괴로움의 구렁텅이는 벗어나기 쉬우나
즐거움 속의 함정은 벗어나기 어렵다.
仇邊之弩易避, 而恩裏之戈難防.
구변지노이피, 이은리지과난방.
苦時之坎易逃, 而樂處之阱難脫.
고시지감이도, 이낙처지정난탈.
<菜根譚채근담 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 : 應酬응수>
- 낙처[樂處] 즐거운 곳. 즐거운 일. 논어(論語) 옹야(雍也) 9장 집주에 정자(程子)가 “옛날 주무숙(周茂叔 주돈이)에게 가르침을 받을 적에 매양 공자와 안자가 즐거워한 곳을 찾게 하셨으니, 즐거워하신 것은 무슨 일인가?[昔受學於周茂叔, 每令尋仲尼顔子樂處, 所樂何事.]”라고 한 데서 보이고, 자치통감(資治通鑑) 권264 당기(唐紀)에, 당나라 소종(昭宗)이 주온(朱溫: 주전충朱全忠)의 핍박을 받아 장안(長安)에서 낙양(洛陽)으로 천도하다가 화주(華州)에 이르렀을 적에, 시신(侍臣)에게 “속담에 흘간산 꼭대기에서 얼어 죽는 참새들아, 어찌하여 좋은 곳에 날아가서 살지 못하느냐.[紇干山頭凍殺雀, 何不飛去生樂處.]’라고 하였는데, 나도 지금 떠돌면서 결국 어느 지경에 떨어질지 모르겠구나.”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에서 보인다. 흘간산은 흘진산(紇眞山)이라고도 하는데 산서성(山西省) 대동현(大同縣) 동쪽에 있는바, 만년설이 있어 기후가 몹시 차가우므로 이곳에 사는 참새들은 얼어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譯文】 防恩裏矢, 脫樂中阱.
仇怨邊的弩箭容易躲避, 恩惠裏的戈矢難以防備 ; 苦難時的坎坷容易逃避, 快樂處的陷阱難以逃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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