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만남이 그저 좋아서
만나면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말없이 하늘을 보기도 하고
그저 얼싸안고 웃기도 했어
그러다가 나중에는 귀찮아져서
만나도 시들하여 할 말이 없고
그저 옆으로만 앉아 있었어
이러다 헤어지면 생각은 날라
스쳐가다 언뜻 만난 사람이라고
간다기에 가라고 손 한 번 잡고
돌아서서 터벅터벅 걸어서 왔어
한 참을 그렇게 지내 왔는데
온다기에 오라고 기다리는데
눈 나리고 밤만 되니 못내 쓸쓸해
돌아서 터벅터벅 걸어오다가
고개에 올라서니 눈보라 쳐서
그제야 주르르 눈물 흐르데
– 안상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