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에 팔베개하고 누워
바다처럼 드넓은 하늘을 보았다
풀과 하늘이 하나로 보이고
나도 보이지 않는 하나가 되었다
하늘엔 흐르는 구름이 있고
풀밭엔 넘실대는 바람이 있고
나에겐 기분 좋은 미소가 있고
잠에서 꿈을 보고 꿈에서 나를 보고
일없는 일요일 방바닥에 누워
사각으로 반듯한 천장을 보았다.
바닥엔 빈 술병 뒹굴고
천장에는 잠이 든 담배연기
나는 잠에서 어린 날 보았다
봄 개울에 얼굴 닦는 나의 모습은
개울에 반짝이는 작은 조약돌
– 안상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