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과 답답함 속에서도
맑고 소탈한 마음을 품고 있으면
가슴에 온화한 봄바람이 가득차고
앞이 막막한 처지에서도
밝고 환한 세상을 생각하다 보면
마음이 맑은 날 푸른 하늘처럼 밝아진다.
愁煩中具瀟灑襟懷, 滿抱皆春風和氣.
수번중구소쇄금회, 만포개춘풍화기.
暗昧處見光明世界, 此心即白日靑天.
암매처견광명세계, 차심즉백일청천.
<圍爐夜話위로야화>
- 수번[愁煩] 근심하며 고민하다. 걱정하고 번뇌(煩惱)하다. 시름하고 괴로워하다.
- 소쇄[瀟灑] 가지고 있는 기운이 맑고 깨끗함. 작은 일에 구애되지 않고 활달함. 그윽하고 품위가 있는 모습. 단정하고 깨끗한 모습. 세속을 벗어난 고상한 모습. 대범하고 거리낌이 없다. 모습이나 행동 따위가 소쇄하다. 쇄락(灑落)하다. 소탈하다. 말쑥하고 멋스럽다. 선뜻하다. 자연스럽고 대범하다. 구속을 받지 않다. 시원스럽다. 거리낌이 없다. 풍모나 정취가 시원스럽고 멋스럽다. 기운이 맑고 세련된 것을 가리킨다. 여유롭고 자재로운 것을 가리킨다. 참고로, 이백(李白)의 시 왕우군(王右軍)에 “왕우군의 성정은 본래 맑고 참되어, 풍진 세상에서도 고상함을 잃지 않았네.[右軍本淸眞, 瀟灑在風塵.]”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 “종지는 말쑥한 아름다운 소년인데, 술잔 들고 흰 눈으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 깨끗하기가 바람 앞에 서 있는 옥으로 된 나무 같다네.[宗之瀟灑美少年 擧觴白眼望靑天 皎如玉樹臨風前]”라고 한 데서 보이고, 두보(杜甫)의 시 자경부봉선현영회오백자(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에 “동학의 노인에게 비웃음을 받으면서도, 큰 소리의 노래는 더욱 격렬해지네. 강해에 은거하여 맑고 깨끗이 세월 보내고픈 마음 없지 않으나, 살아서 요순 같은 임금이 다스리는 세상 만났으니 차마 곧바로 아주 이별 못하겠네.[取笑同學翁, 浩歌彌激烈. 非無江海志, 瀟灑送日月. 生逢堯舜君, 不忍便永訣.]”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금회[襟懷] 마음속에 깊이 품고 있는 회포(懷抱). 흉금. 의견. 생각. 회포. 포부.
- 화기[和氣] 인자하고 환한 얼굴빛. 사이좋게 정다운 분위기. 따뜻하고 화창(和暢)한 날씨. 온화(溫和)한 기색(氣色). 화목(和睦)한 분위기(雰圍氣). 생기 있는 기색. 온화하다. 부드럽다. 상냥하다. 한서(漢書) 권36 초원왕유교전(楚元王劉交傳)에 “화평한 기운[和氣]은 상서로움을 부르고 어긋난 기운[乖氣]은 재이를 부르니, 상서로움이 많으면 그 나라가 안정되고 재이가 많으면 그 나라가 위태로우니, 이는 천지에 변하지 않는 법칙이고 고금에 두루 적용되는 이치이다.[和氣致祥 乖氣致異 祥多者其國安 異衆者其國危 天地之常經 古今之通義也]”라고 하였다. 또, 중용장구(中庸章句) 제1장에 “기뻐하고 노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정이 발하지 않은 것을 중이라 이르고, 발하여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화라 이른다. 중이란 것은 천하의 큰 근본이요, 화란 것은 천하의 공통된 도이다.[喜怒哀樂之未發謂之中, 發而皆中節謂之和,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和也者, 天下之達道也.]”라고 하였는데, 주희의 주에 “이는 성정의 덕을 말씀하여 도를 떠날 수 없는 뜻을 밝힌 것이다.[此言性情之德, 以明道不可離之意.]”라고 하였다.
- 암매[暗昧] 사람됨이 어리석고 못나서 사리(事理)에 어두움. 우매하다. 어리석다. 애매하다. 진위(真僞)가 불분명하다. 떳떳하지 못하다. 버젓하지 못하다. 남모르게 청탁하는 것. 참고로, 국어(鄭語) 정어(鄭語)에 “지금 왕께서는 고명(高明)하고 높은 덕을 가진 신하를 버리고, 참소하고 간특하며 어리석은 신하를 좋아하며, 이마가 훤칠하게 생기고 턱이 관후한 어진 신하는 미워하고, 우악스럽고 더없이 비루한 신하는 가까이하고 있습니다.[今王, 棄高明昭顯, 而好讒慝暗昧, 惡角犀豐盈, 而近頑童窮固.]”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광명[光明] 밝고 환함. 밝고 환한 빛. 밝은 미래(未來)나 희망(希望)을 상징(象徵)하는 밝고 환한 빛. 희망이나 밝은 미래를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부처나 보살의 지혜의 빛. 부처와 보살(菩薩) 등의 몸에서 나는 빛. 번뇌(煩惱)나 죄악(罪惡)의 암흑(暗黑)에 신앙상의 지혜와 견해(見解)를 갖도록 밝게 비추는 일.
- 광명[光明] 광명은 군주의 학문과 덕이 크게 빛남을 이른다. 시경(詩經) 주송(周頌) 경지(敬之)에 “일취월장하여 학문이 계속해 밝아져 광명함에 이르렀다.[日就月將 學有緝熙于光明]”고 하였다.
- 백일[白日] 밝은 태양. 백주(白晝). 대낮. 구름이 끼지 아니한 밝은 해. 구름이 끼지 않은 맑은 날의 밝게 빛나는 해. 환하게 밝은 낮. 대낮. 시간. 세월. 현세(現世). 군왕(群王). 군주(君主). 참고로, 백거이(白居易)의 시 호가행(浩歌行)에 “세월을 묶어둘 긴 끈이 없고, 젊은 날 머물게 할 단약도 없네.[既無長繩繫白日, 又無大藥駐朱顔.]”라고 한 데서 보이고, 두보(杜甫)의 시 한별(恨別)에 “고향 집 생각하며 달 아래 거닐다 맑은 밤에 서 있고, 아우를 그리워하며 구름 보다가 한낮에 조노라.[思家步月淸宵立, 憶弟看雲白日眠.]”라고 한 데서 보이고, 주자(朱子)의 시 재거감흥(齋居感興)에 “금솥에 용과 범이 서려 있더니, 삼 년 만에 신선의 단약을 고았어라. 한 숟갈 입에 떠서 넣으니, 대낮에 날개 돋혀 하늘로 올랐도다.[金鼎蟠龍虎, 三年養神丹. 刀圭一入口, 白日生羽翰.]”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청천[靑天] 푸른 하늘. 참고로, 세설신어(世說新語) 상예(賞譽)에 “진(晉)나라 위관(衛瓘)이 조정의 명사들과 담론하는 악광(樂廣)의 모습을 보고서 이미 없어진 청담의 기풍이 다시 살아난 것 같다고 탄식하고는, 자제들에게 그를 찾아가 인사하게 하면서 ‘이 사람은 사람 중의 수경이다. 그를 보면 마치 운무를 헤치고 청천을 바라보는 것만 같다.[此人人之水鏡也 見之若披雲霧覩靑天]’라고 하였다.”고 한 데서 보이고, 두보(杜甫)의 시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 “여양(汝陽: 여양왕汝陽王 이진李璡)은 서 말 술 마시고야 조정에 나갔는데 주천현령에 옮겨지지 않은 걸 한하였네, 종지(宗之: 최종지崔宗之)는 소쇄한 기상에 아름다운 소년인데 술잔 들고 백안으로 푸른 하늘 바라보았지, 이백은 술 한 말에 시 백편을 쓰면서 장안의 시장 술집에서 잠을 자기도 하는데 천자가 불러도 배에 오르지 못하고 신은 바로 술 가운데 신선이라 자칭을 하네.[汝陽三斗始朝天, 恨不移封向酒泉. 宗之瀟灑美少年, 擧觴白眼望靑天. 李白一斗詩百篇, 長安市上酒家眠. 天子呼來不上船, 自稱臣是酒中仙.]”라고 한 데서 보이고, 이백(李白)의 시 촉도난(蜀道難)에 “아, 험준하고도 드높구나! 촉도의 험난함은 하늘에 오르기보다 어렵네.[噫吁戱, 危乎高哉! 蜀道之難, 難於上靑天.]”라고 한 데서 보이고, 이상은(李商隱)의 시 상아(常娥)에 “상아는 응당 영약을 훔친 것을 후회했으리니, 바다 같은 푸른 하늘에 밤마다 애타는 마음이로다.[常娥應悔偸靈藥, 碧海靑天夜夜心.]”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백일청천[白日靑天] 밝은 해가 비치고 맑게 갠 푸른 하늘. 참고로, 당나라 한유(韓愈)의 여최군서(與崔群書)에 “봉황과 지초에 대해서는 현자나 우자나 모두 아름다운 상서인 줄 알고, 푸른 하늘과 밝은 해에 대해서는 노예들도 그 청명함을 안다.[鳳皇芝草, 賢愚皆以爲美瑞 ; 靑天白日, 奴隸亦知其淸明.]”라고 하였다.
- 청천백일[靑天白日] 푸른 하늘에 밝은 해. 맑게 갠 날. 환하게 밝은 대낮.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밝은 세상. 광명(光明). 청명(淸明). 세상에 아무런 부끄럼이나 죄가 없이 결백함. 심사(心事)가 명백함. 죄의 혐의가 풀림. 뒤가 썩 깨끗한 일. 명백한 일. 청렴한 품격. 고결한 품격. 혐의(嫌疑)나 원죄(罪)가 풀리어 무죄(無罪)가 됨. 참고로, 당(唐)나라 한유(韓愈)의 여최군서(與崔群書)에 “봉황이나 지초를 보면 현명한 자나 어리석은 자나 모두 아름다운 상서(祥瑞)로 여기고, 청천백일을 보면 천한 종들도 청명하다는 것을 안다.[鳳皇芝草, 賢愚皆以爲美瑞, 靑天白日, 奴隷亦知其清明.]”라고 하였다.
【譯文】 愁煩中具瀟灑襟懷, 暗昧處見光明世界.
在愁悶煩惱中, 要具有豁達而無拘無束的胸懷, 那麼, 心情便能如徐徐春風般一團和氣. 在昏暗不明的環境裏, 要能保有光明的心境, 內心就能像青天白日般明亮無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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