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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까치도 날지 않는 겨울하늘에

까치밥 뚝 뚝 뚝 뚝 찍혔습니다.

이끼 돋아나 파란 길이

감으로 칠해질까 걱정입니다.

 

땡감 주워 논흙 속에 우려먹고

감나무 꼭대기 꼭대기에만

변명으로 까치밥 남겨놓던

생각으론 그 때가 더 가깝습니다.

 

연기 나지 않는 굴뚝

다져지지 않는 길

 

까치는 집 짓다 어디를 갔나

하얀 햇살이 까치집을 뚫습니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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