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담공설묘[談空說妙]~담공설유[談空說有]~담교문경[淡交刎頸]


담곡[潭曲]  못의 굽이진 곳을 이른다. 왕유(王維)의 시 과향적사(過香積寺)에 “샘물 소리는 가파른 바위에서 목메어 울고, 햇살의 빛은 푸른 소나무를 차갑게 비추네. 석양에 맑은 못 한 굽이에서는, 참선하는 고승이 독룡을 제어하네.[泉聲咽危石 日色冷靑松 薄暮空潭曲 安禪制毒龍]”라고 하였다. <王右丞集 卷7>

담공[談空]  불교의 이치에 대해 담론하다. 공(空)은 곧 불교에서 제법(諸法)에 실성(實性) 또는 실체(實體)가 없다 하여 이것을 유(有)의 대칭으로 삼아 이렇게 일컬은 데서 온 말로, 전하여 불교의 진리를 가리키는바, 공을 말한다는 것은 곧 불교를 담론하거나 설법하는 것을 의미한다. 맹호연(孟浩然)의 시 유명선사서산난야(游明禪師西山蘭若)에 “나무꾼을 상대로 불교 이치 말하고, 산 속의 짐승들에게도 가르침을 주네.[談空對樵叟 授法與山精]”라고 하였다.

담공설묘[談空說妙]  공허함을 말하고 기묘함을 말함. 선학(禪學)하는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심경부주(心經附註)에 “나는 배우는 자들이 공허함을 말하고 기묘함을 말하는 것을 걱정하여 우선 먼저 글뜻을 통달하고서 글에 나아가 뜻을 찾게 하고자 하였는데, 결국에는 왕왕 또 다만 책자상의 언어만을 지키고 있으니, 도리어 봄이 자신에게 절실하지 않다. 반드시 자신에게 절실한 것을 보아서 완미하여 마음속에 넣어서 힘써 행하여야 비로소 유익함이 있을 것이다.[某患學者談空說妙 姑欲令先通曉文義 就文求意 下梢頭 往往又只守定冊子上言語 却看得不切己 須是將切己看 玩味入心 力去行之 方有所益]”라고 한 데서 보인다.

담공설유[談空說有]  공(空: 무無)과 유(有)를 말함. 즉 불법(佛法)에 대해 논하다. 실속 없는 말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송(宋)나라 진조(陳慥)의 자호가 용구거사(龍丘居士)였는데, 그는 빈객을 좋아하고 가무하는 기녀를 좋아하였으나 그의 아내 하동 유씨(河東柳氏)의 투기가 워낙 심했으므로, 소식(蘇軾)이 일찍이 그에게 준 시에 “용구거사 또한 가련하기 그지없어라, 공을 말하고 유를 말하며 밤잠도 안 자다가, 문득 하동의 사자 으르렁대는 소리만 들으면, 주장은 손에서 떨어지고 마음은 아득해지네.[龍丘居士亦可憐 談空說有夜不眠 忽聞河東獅子吼 拄杖落手心茫然]”라고 한 데서 보인다. <容齋三筆 陳季常>

담교[淡交]  담박(淡泊)한 교제(交際). 군자의 사귐을 이른다. 장자(莊子) 산목(山木)에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기가 단술과 같다.[君子之交淡若水, 小人之交甘若醴.]”라고 하였다. 참고로 이교(利交)는 사리(私利)를 도모하기 위한 교제를 말한다.

담교문경[淡交刎頸]  대신 목 베임을 당해 줄 수 있을 정도로 담백한 사귐. 전국 시대 조(趙) 나라의 명신 인상여(藺相如)가 일찍이 재상에 임명되었을 때, 명장 염파(廉頗)가 여기에 승복하지 않고 인상여에게 모욕을 주려고 하였다. 그러나 인상여는 국가의 이익을 우선으로 여겨 염파의 행위를 전혀 계교(計較)하지 않자, 염파가 마침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인상여에게 정중히 사과한 다음, 둘이 서로 생사를 같이하여 목이 잘리는 한이 있어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문경지교(刎頸之交)를 맺었던 데서 온 말이다.

Leave a Reply

Copyright (c) 2015 by 하늘구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