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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되지 않으면 명사이고, 물욕이 없으면 성인이다 <채근담>


사람됨이

고상하고 원대한 일은 못할지라도

속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어느덧 명사의 부류에 들 것이고

학문을 함에

날로 늘어나는 성취는 없을지라도

물질적 얽매임을 덜어 버릴 수 있다면

어느덧 성인의 경지에 이를 것이다.


作人無甚高遠事業,  擺脫得俗情,  便入名流.
작인무심고원사업,  파탈득속정,  변입명류.
爲學無甚增益功夫,  減除得物累,  便臻聖境.
위학무심증익공부,  감제득물루,  변진성경.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前集전집>


  • 주인[做人]  사람 됨됨이. 처세하다. 행동하다. 올바른 사람이 되다. 인간이 되다. 참고로 주자어류(朱子語類) 권7 학일(學一) 소학(小學)에 “후생초학들은 우선 소학을 보아야 하니, 이 책은 사람을 만드는 틀이기 때문이다.[後生初學且看小學之書, 那是做人底様子.]”라고 한 데서 보이고, 주자어류(朱子語類) 권101에, 양시(楊時)가 간신 채경(蔡京)의 부름에 나아가 벼슬했던 일에 대해 주희(朱熹)는 “구산은 사람됨이 구차스럽고 이때에는 녹을 위해 벼슬해야 할 형편이었으므로 터무니없이 나아간 것이다.[龜山做人苟且 是時未免祿仕 故胡亂就之]”라고 비난한 데서 보인다.
  • 작인[作人]  사람의 생김새나 됨됨이. 인재를 양성함. 일정한 사용료를 내고 남의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짓는 사람. 시경(詩經) 역복(棫樸)에 “저 큰 운한이여, 하늘에 문장이 되었도다. 주왕이 수를 누리시니, 어찌 사람을 진작시키지 않으시리오.[倬彼雲漢, 爲章于天. 周王壽考, 遐不作人?]”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무심[無甚]  심하게 ~ 하는 것은 없다. 매우 ~ 하지는 못한다. 심하게 ~하지는 않다. 대단히 ~하는 것은 아니다.
  • 고원[高遠]  멀고 높음. 고상(高尙)하고 원대(遠大)함. 논어(論語) 옹야(雍也) 28장 장하주(章下註)에서 여씨(呂氏)가 “자공이 인에 뜻을 두었으나 그저 높고 원대한 것만 일삼고 인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공자가 자기에게서 취하는 것을 가르쳐 주신 것이니, 가까워서 인에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을 실천하는 방법이니 널리 베풀어 민중을 구제하는 것도 이를 통해서 나아가는 것이다.[子貢有志於仁, 徒事高遠, 未知其方. 孔子敎以於己取之, 庶近而可入. 是乃爲仁之方, 雖博施濟衆, 亦由此進.]”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사업[事業]  일을 경영하는 것을 사(事)라 하고 그 일을 이루는 것을 업(業)이라 한다. 비영리적인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지속하는 조직적인 사회 활동. 일정한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지속적인 비영리적 활동. 일. 영리를 목적으로 행하는 경제적인 일. 주로 생산과 영리를 목적으로 지속하는 계획적인 경제 활동.
  • 파탈[擺脫]  구속(拘束)이나 예절(禮節) 등(等)으로부터 벗어남. 규정된 형식이나 예절 등으로부터 벗어남. 완전히 벗어남. 벗어 버림. 벗어나다. 빠져나오다. 이탈하다. 떨쳐버리다.
  • 득[得]  ~ 할 수 있다. 가능성을 나타내는 조동사. 의미가 수(收)에 종속되어 넌지시 ‘가능’을 나타내는 조사(助辭)이다. 예컨대 견득(見得), 설득(說得) 등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 느끼다. 이해하다. 납득하다. 생각해내다.
  • 명류[名流]  명사(名士). 명망 있는 사람. 널리 세상에 알려진 이름난 사람들의 무리. 명사(名士). 유명 인사(人士).
  • 증익[增益]  더하여 늘게 함. 이득(利得). 더하다. 지난 결산기(決算期)에 비하여 이익이 증가함. 수양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을 말한다. 맹자(孟子) 고자 하(告子下)에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큰 사명을 내리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과 뜻을 고통스럽게 하고, 그의 힘줄과 뼈를 수고롭게 하고, 그의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의 몸을 궁핍하게 하여, 그가 행하는 일마다 어긋나서 이루지 못하게 하나니, 이는 그의 마음을 격동시키고 그의 성질을 굳게 참고 버티도록 하여, 그가 잘하지 못했던 일을 더욱 잘할 수 있게 해 주기 위함이다.[天將降大任於是人也, 必先苦其心志, 勞其筋骨, 餓其體膚, 空乏其身, 行拂亂其所爲, 所以動心忍性, 增益其所不能.]”라고 한 데서 보인다. 증익기소불능(增益其所不能).
  • 공부[功夫]  투자한 시간. 조예. 재주. 솜씨. 노력. 실력. 무술. 능력.
  • 증익공부[增益功夫]  학문의 길에 도움을 주는 공부.
  • 감제[減除]  수량이나 수효를 덜어서 없애버림. 줄이다. 감하다. 없애다.
  • 물루[物累]  물욕에 얽매이는 것. 사물에 얽매임. 물욕 때문에 마음을 번거롭게 하는 것. 몸을 얽매는 세상의 온갖 괴로운 일. 외부 세계와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에게 주어지는 온갖 번민·부담·책임 따위. 세상사의 번거로움. 의식 등의 재물과 관련하여 겪게 되는 일. 장자(莊子) 천도편(天道篇)에 “그러므로 천도(天道)를 따르는 즐거움을 아는 자는 하늘이 그를 원망하지 않고, 사람들이 그를 비난하지 않고, 재물에 의한 속박도 받지 않으며, 귀신의 처벌도 받지 않는다.[故知天樂者, 無天怨, 無人非, 無物累, 無鬼責.]”라고 한 데서 보이고, 포박자(抱朴子) 박유(博喻)에 “쓰임이 있는 것은 사람들의 쓰임이고 쓰임이 없는 것은 나의 쓰임이다. 몸을 따르는 자는 이름으로 화기를 없애지 않고, 삶을 기르는 자는 외물로 자신을 얽매지 않는다.[有用, 人之用也; 無用, 我之用也. 循身者, 不以名汨和; 修生者, 不以物累己.]”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脫俗成名,  超凡入聖.
做人沒有什麼高深遠大的事業,  擺脫了世俗情感就能躋身名士者流  ;  治學沒有什麼增進補益的功夫,  排除了外物拖累就能到達入聖境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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