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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런 마음과 온화한 언행으로 가족을 대하라 <채근담>


가정에도 하나의 참 부처가 있고

일상에도 한 가지 참된 도리가 있다.

정성어린 마음과 온화한 기색을 지니고

부드러운 얼굴과 순한 말씨로 대하여

부모 형제간이 한 몸과 같이 여겨

뜻이 서로 통하게 할 수 있다면

이는 좌선으로 숨을 고르고

내면을 관조하는 것보다

만 배는 나은 것이다.


家庭有個眞佛,  日用有種眞道.
가정유개진불,  일용유종진도.
人能誠心和氣,  愉色婉言,
인능성심화기,  유색완언,
使父母兄弟間,  形骸兩釋,  意氣交流,  勝於調息觀心萬倍矣.
사부모형제간,  형해양석,  의기교류,  승어조식관심만배의.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前集전집>


  • 진불[眞佛]  본원(本願)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부처. 삼신불(三神佛)의 하나인 보신불(報身佛)을 화신불(化身佛)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무상 무형(無相無形)의 법신(法身). 진여불성(眞如佛性).
  • 일용[日用]  일용(日用)은 날마다 쓴다는 뜻으로 ‘일상생활’을 의미한다. 물건을 날마다 씀. 일용의. 생활비. 일용품(日用品).
  • 진도[眞道]  참된 도리(道理). 진리(眞理).
  • 도리[道理]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 사물(事物)의 정당(正當)한 이치(理致). 방법이나 수단. 사물이 존재하고 변화해 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표준으로 삼는 법칙. 어떤 입장에서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 길. 방도(方道)와 사리(事理). 도리. 이치. 일리. 근거. 경우. 법칙. 규칙. 규율. 방법. 수단. 대책. 통합하여 말하면 도(道)라 이르고, 도(道) 가운데에 조리(條理)가 있는 부분을 가리켜 말하면 이(理)라 이른다.
  • 성심[誠心]  성실하고 정성스러운 마음. 정성어린 마음. 성실한 마음. 참된 마음. 진실한 마음.
  • 화기[和氣]  인자하고 환한 얼굴빛. 사이좋게 정다운 분위기.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 온화한 기색. 화목한 분위기. 생기 있는 기색. 온화하다. 부드럽다. 상냥하다. 한서(漢書) 권36 초원왕유교전(楚元王劉交傳)에 “화평한 기운[和氣]은 상서로움을 부르고 어긋난 기운[乖氣]은 재이를 부르니, 상서로움이 많으면 그 나라가 안정되고 재이가 많으면 그 나라가 위태로우니, 이는 천지에 변하지 않는 법칙이고 고금에 두루 적용되는 이치이다.[和氣致祥 乖氣致異 祥多者其國安 異衆者其國危 天地之常經 古今之通義也]”라고 하였다. 또, 중용장구(中庸章句) 제1장에 “기뻐하고 노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정이 발하지 않은 것을 중이라 이르고, 발하여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화라 이른다. 중이란 것은 천하의 큰 근본이요, 화란 것은 천하의 공통된 도이다.[喜怒哀樂之未發謂之中, 發而皆中節謂之和,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和也者, 天下之達道也.]”라고 하였는데, 주희의 주에 “이는 성정의 덕을 말씀하여 도를 떠날 수 없는 뜻을 밝힌 것이다.[此言性情之德, 以明道不可離之意.]”라고 하였다.
  • 유색[愉色]  부드러운 안색. 유쾌하고 즐거운 얼굴빛. 즐겁고 상쾌한 낯빛. 기뻐하는 얼굴색. 즐거워하는 표정.
  • 유색완용[愉色婉容]  유순하고 공손한 태도. 부드러운 안색과 유순한 태도. 예기(禮記) 제의(祭義)에 “효자가 어버이를 깊이 사랑하게 되면 자연히 화기를 띠게 마련인데, 그런 사람에게는 또 자연히 즐거운 기색이 있게 마련이고, 그런 사람은 또 자연히 유순한 태도를 보이게 마련이다.[孝子之有深愛者 必有和氣 有和氣者 必有愉色 有愉色者 必有婉容]”라는 말이 나온다.
  • 완언[婉言]  완곡하게 말함. 완곡한 말. 에둘러 하는 말.
  • 형해[形骸]  사람의 몸과 몸을 이룬 뼈. 중심이 되는 부분. 사람의 몸뚱이. 사람의 형체(形體). 생명이 없는 육체. 어떤 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부분. 내용이 없는 뼈대라는 뜻으로, 형식뿐이고 가치나 의의가 없는 것을 이르는 말. 장자(莊子) 천지(天地)에 “그대가 그대의 마음을 잊고 몸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만 도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오.[汝方將忘汝神氣, 墮汝形骸, 而庶幾乎.]”라고 하였고, 진서(晉書) 권49 혜강열전(嵇康列傳)에 혜강(嵇康)에 대한 평가 가운데 “풍채가 있었으나 육체를 토목처럼 여겨, 스스로 잘 보이게 꾸미지 않았다.[有風儀而土木形骸, 不自藻飾.]”라고 하였고, 동진(東晉) 왕희지(王羲之)의 난정서(蘭亭序)에 “사람이 서로 더불며 세상을 살아감에 혹은 자신의 회포에서 취하여 한 방 안에서 서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혹은 마음에 의탁한 바를 따라 형체의 밖에 방랑하기도 한다.[夫人之相與俯仰一世, 或取諸懷抱, 悟言一室之內, 或因寄所託, 放浪形骸之外.]”라고 하였다.
  • 의기[意氣]  호기(豪氣)와 기개(氣槪). 적극적으로 무슨 일을 하려는 마음이나 기개. 뜻을 이루어 만족해하는 마음이나 기개. 장한 마음. 득의(得意)한 마음. 기상(氣像). 참고로, 이백(李白)의 시 부풍호사가(扶風豪士歌)에 “부풍의 호걸스러운 선비 천하에 뛰어나니, 의기가 서로 통하면 산을 옮길 수 있네.[扶風豪士天下奇, 意氣相傾山可移.]”라고 하였다.
  • 조식[調息]  숨을 순조롭게 쉬는 것. 좌선을 할 때 호흡을 잘 조정하는 것. 무너진 건강과 복잡하고 분주한 상황에 따라 거칠어진 호흡을 충실히 골라서 이 바른 숨이 몸과 마음을 잘 이끌어 가는 정식(正息)을 지키면서 대자연의 숨결 그 기운의 파장과 하나 되는 진식(眞息)에 이르기 위한 것. 호흡을 조절하는 도인법(導引法)의 하나임. 조용히 앉아 숨을 돌리다. 호흡을 가다듬다. 조정하여 해결짓다.
  • 조식[調息]  도가(道家)의 양생법(養生法). 즉, 고요히 앉아서 숨을 쉬는 것을 말한다. 복기(服氣)·태식(胎息)이라고도 한다. 정신을 평안하게 하는 일종의 호흡법으로, 이것은 천지간에 널리 퍼져 있는 원기를 흡입하여 체내에 저장함으로써 신체가 늙지 않게 하는 수행법이다. 동파지림(東坡志林)에 “바로 앉아서 눈을 감고 조식을 하는데, 이는 오래 하는 것으로써 공(功)을 삼는다.”고 하였다. 주자(朱子)가 지은 조식잠(調息箴)이 유명한데, 그 내용은 곧 비식(鼻息)의 출입(出入)을 고르게 하여 몸에 화기(和氣)가 충만해지도록 하는 양생법(養生法)을 서술한 것이다. 그 첫 구에 “코끝에 흰 것이 있으니, 나는 그것을 본다.[鼻端有白 我其觀之]”라고 하였다.
  • 관심[觀心]  심성(心性)을 관찰함. 마음의 본성(本性)을 살핌. 마음의 본바탕을 바르게 살펴봄. 관심(觀心)은 불가(佛家)의 용어로 좌선(坐禪)하는 법 가운데 하나인데, 자기 마음의 본성(本性)을 분명하게 관조(觀照)하는 것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마음이 만법(萬法)의 주체로 간주하여 어느 한 가지도 마음 밖에 있는 것이 없으므로 마음을 살펴보면 일체의 사리(事理)를 깨칠 수 있다고 여긴다. 즉 마음을 관조하면 일체의 현상과 본질을 궁구하여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십불이문지요초(十不二門指要鈔)에 “일체의 교행에서 모두 관심을 중요하게 여긴다.[蓋一切敎行, 皆以觀心爲要]”라고 하였다.

【譯文】  誠心和氣,  勝於觀心.
家中有個眞正的佛,  日常有個眞正的道,  人能夠眞心誠意心平氣和·神色和悅言辭婉轉,  使父母兄弟之間,  感情融洽無所顧忌,  意氣相投,  這遠勝坐禪調息·觀心內省萬倍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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