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박함을 지키고 총명함을 물리쳐
다소의 정기를 남겨 천지에 돌려주고
화려함을 물리치고 담박함을 달게 여겨
청렴하다는 이름 하나를 온 세상에 남겨라.
寧守渾噩而黜聰明, 留些正氣還天地.
영수혼악이출총명, 유사정기환천지.
寧謝紛華而甘澹泊, 遺個淸名在乾坤.
영사분화이감담박, 유개청명재건곤.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前集전집>
- 영[寧] 차라리 ~지언정 ~하다.
- 혼악[渾噩] 흐리멍덩하다, 멍청하다, 순진하다. 순박하다. 순박할 뿐더러 밝고 곧음. 소박하여 꾸밈없음.
- 혼혼악악[渾渾噩噩] 혼혼(渾渾)은 심후(深厚)한 모양이고, 악악(噩噩)은 엄밀(嚴密)한 모양이다.
- 총명[聰明] 영리하고 기억력이 좋으며 재주가 있음. 슬기롭고 도리(道理)에 밝음. 눈과 귀가 예민(銳敏)함. 송(宋)나라 주희(朱熹)의 대학장구서(大學章句序)에 “만일에 총명과 지혜가 있어서 그 본성을 지극하게 하고 있는 자가 그 사이에서 나오면, 천(天)은 반드시 그를 명하여 억조창생의 임금으로 삼아서 백성을 다스려 교화하게 해서 그 본성을 회복하게 한다.[一有聰聰明睿智能盡其性者出于其間 則天必命之以为億兆之君師 使之治而教之 以復其性]”라고 하였다.
- 정기[正氣] 바른 기운. 일종의 심술(心術). 바른 기풍(氣風) 또는 의기. 지극히 크고 바르며 만물에 공평한 천지의 원기(元氣). 천지만물을 생성하는 근원이 되는 기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근원적인 힘. 순수한 기운. 지공(至公)·지대(至大)·지정(至正)한 천지(天地)의 원기(元氣). 정상적(正常的)인 기후(氣候). 병에 재한 저항력(抵抗力).
- 분화[紛華] 분잡하고 화려(華麗)함. 대단히 화려함. 화려하게 꾸민 것. 빛나고 화려함. 번화하다. 웅장하고 아름답다. 사기(史記) 권23 예서(禮書)에 공자(孔子)의 제자 자하(子夏)가 “밖에 나가서는 번화하고 화려한 것들을 보고 기뻐하고, 들어와서는 부자의 도를 듣고 즐거워하여, 이 두 가지가 마음속에서 서로 싸워서 스스로 결단할 수가 없다.[出見紛華盛麗而說, 入聞夫子之道而樂, 二者心戰, 未能自決.]”라고 하였다.
- 담박[澹泊] 담박하다. 욕심이 적고 꾸밈이 없음.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다. 명리를 좇지 않다. 재물·명예·사랑·미움 등에 끌리지 아니하는 담담하고 소박한 마음. 맛이나 빛이 산뜻함. 공명(功名)과 이록(利祿)을 탐하지 않아 마음이 평안하고 고요한 것을 가리킨다. 참고로, 제갈량(諸葛亮)의 계자서(誡子書)에 “군자의 행동은 고요함으로써 몸을 닦고 검약함으로써 덕을 기르니, 담백한 마음이 아니면 뜻을 밝힐 수 없고,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이 아니면 먼 데 이를 수 없다.[夫君子之行 靜以修身 儉以養德 非澹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라고 하였다.
- 청명[淸名] 청렴하고 결백하다는 명망. 청렴(淸廉)하다는 명망(名望). 청렴하고 고결한 평판을 가리킨다.
- 청렴[淸廉] 성품이 고결(高潔)하고 탐욕(貪慾)이 없음.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음.
- 건곤[乾坤] 하늘과 땅을 상징적(象徵的)으로 일컫는 말. 온 세상(世上). 주역(周易)의 두 가지 괘명(掛名). 건괘(乾卦)와 곤괘(坤卦). 하늘과 땅. 남녀. 양(陽)과 음(陰). 서북(西北)과 서남(西南).
【譯文】 正氣天地, 淸名乾坤.
寧可守護渾渾噩噩而屏黜聰慧明了, 保留一些剛正氣節歸還大自然 ; 寧可謝絕繁華富麗而甘於恬淡寂泊, 遺留一個淸白名節存在天地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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