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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백半白 즈음에


세상은 이러이 코 꿰어 끌고

세월은 쩌쩌이 발뒤꿈치 찍어 몬다.

 

잠자리 거미줄에 줄줄한 이슬

나비꿈 날갯짓에 쨍그랑 부서지고

장엄한 저물녘 매미노래 끝

노란 반디불티 산산이 인다.

 

달맞이꽃은 달을 위해 피고

해바라기는 해를 위해 피나

 

이리 가나 저리 가나 돌아가는 길

잠에 들어도 볼 수 없는 꿈

철없이 돋는 허연 상고대

그래도 잡고 가자 웃음 한 올은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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