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도리를 따르는 길은 넓디넓어서
거기에 조금만 마음을 두어도
가슴속이 문득 넓어지고 훤히 밝아진다.
인간의 욕망을 따르는 길은 좁디좁아서
거기에 조금만 발길을 들여도
눈앞이 모두 가시덤불에 진흙탕이 된다.
天理路上甚寬, 稍遊心, 胸中便覺廣大宏朗.
천리노상심관, 초유심, 흉중변각광대굉랑.
人欲路上甚窄, 纔寄跡, 眼前俱是荊棘泥塗.
인욕로상심착, 재기적, 안전구시형극니도.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천리[天理] 천지만물이 생성되고 움직이는 이치. 천지자연의 올바른 도리(道理). 천지자연의 이치. 자연의 법칙. 인간 본연의 도리.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사람의 착한 본성을 이르는 성리학의 기본개념.
- 유심[遊心] 마음을 놀게 하다. 항상 어떤 방면에 마음을 쓰다. 주의하다.
- 굉랑[宏朗] 우렁차고 낭랑하다.
- 광대굉랑[廣大宏朗] 넓게 티어 환해지다. 넓고 탁 터여 상쾌하고 명랑함.
- 심착[甚窄] 대단히 좁음.
- 기적[寄跡] 발을 붙이다. 발을 들여놓다. 잠시 거주하다. 잠시 머물다. 잠시 몸을 의탁하다.
- 형극[荊棘] 나무의 가시. 가시밭, 가시덤불. 고난의 길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가시밭길이라는 의미로 고생길을 비유함. 가시나무의 얽히고설킨 모습으로부터 분규(紛糾)를 비유함. 가시나무의 찌르려는 속성에서 인신하여 원한 또는 해하려는 마음을 비유함. 참고로, 노자(老子) 제30장에 “군대가 주둔하고 나면 가시나무가 돋아나고, 대군이 지나가고 나면 흉년이 들게 마련이다.[師之所處 荊棘生焉 大軍之後 必有凶年]”라는 말이 나온다.
- 이도[泥塗] 땅이 질어서 질퍽질퍽한 길. 진흙탕. 흙탕길. 진흙투성이가 되는 것. 천한 지위나 처지. 곤고한 경지. 비천한 지위. 재난과 고통을 비유한다. 더럽다. 천하다.
【譯文】 天理路廣, 人欲道狹.
天然義理的道路上非常寬敞, 稍加留心深思胸懷就會覺得廣闊遠大恢宏開朗 ; 人世欲望的道路上非常狹窄, 剛才寄托蹤跡眼前全部都是荊棘載途塵土泥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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