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헐뜯는 사람은 좋지 않으나
헐뜯음을 당하는 사람은 비방 받을 때마다
다시 한 번 자신을 수양하고 반성하여
간사함을 없애고 좋은 자질을 더하게 되고
남을 속이는 사람은 복되지 않으나
속임을 당하는 사람은 곤욕을 치를 때마다
다시 한 번 도량과 인품이 자라나니
오히려 재앙을 돌려 복으로 만들 수 있다.
毁人者不美, 而受人毁者遭一番訕謗便加一番修省, 可以釋回而增美.
훼인자불미, 이수인훼자조일번산방변가일번수성, 가이석회이증미.
欺人者非福, 而受人欺者遇一番橫逆便長一番器宇, 可以轉禍而爲福.
기인자비복, 이수인기자우일번횡역변장일번기우, 가이전화이위복.
<菜根譚채근담 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 : 評議평의>
- 훼인[毁人] 남을 해침. 남을 헐뜯음. 참고로, 공자가어(孔子家語)에 “남의 좋은 점을 헐뜯는 것으로 말 잘한다고 여기고, 교활하고 남 속이는 것으로 지혜롭다고 여기고, 남의 잘못이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고, 배우기를 부끄러워하고 능력 없는 사람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사람이 소인이다.[毁人之善以爲辯, 狡訐懷詐以爲智, 幸人之有過, 恥學而羞不能, 小人也.]”라고 하였다.
- 불미[不美] 추잡스러워 아름답지 못함. 좋지 않다. 신통치 않다.
- 산방[訕謗] 남을 흉보고 헐뜯음. 흉보고 비방(誹謗)함.
- 수성[修省] 수양하고 반성함. 몸을 닦고 허물을 살핌. 마음을 가다듬어 반성함. 자신을 닦고 반성함. 천재지변(天災地變)이 있을 때에 군왕이 두려워하여 자신을 반성하여 근신(謹愼)하고 덕을 닦는 것. 주역(周易) 진괘(震卦) 상(象)에 “천둥과 우레가 거듭되면, 군자는 이를 보고 두려워하고 반성한다.[洊雷震, 君子以, 恐懼修省.]”라고 하였다.
- 석회[釋回] 사악(邪惡)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을 버림.
- 석회증미[釋回增美] 사벽(邪僻)을 버리고 아름다운 마음을 기름. 간사함을 사라지게 하고 아름다운 자질을 더해줌. 예기(禮記) 예기(禮器)에 “예(禮)는 몸을 닦는 기물(器物)이다. 그러므로 성인(成人)의 행실을 크게 갖추는 것이니, 크게 갖춤은 성대한 덕(德)이다. 예는 간사함을 사라지게 하고 아름다운 자질을 더해준다. 몸에 두면 바르게 되고 일에 베풀면 행해지니, 사람에게 있어서는 큰 대나무와 작은 대나무에 푸른 껍질이 있는 것과 같이 밖을 꾸밀 수 있으며 소나무와 잣나무에 속이 있는 것과 같이 안을 정고(貞固)하게 할 수 있다. 큰 대나무와 작은 대나무, 소나무와 잣나무 이 두 가지는 천하의 큰 절개이다. 그러므로 사철 동안 변함없이 푸르러서 가지가 바뀌지 않고 잎이 바뀌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가 예(禮)를 갖추고 있으면 밖에 있는 소원(疏遠)한 자들이 화합하고 안에 있는 친근한 자들이 원망하는 이가 없다. 그러므로 사람이 그 인(仁)을 그리워하지 않는 이가 없고 귀신들이 그 덕을 흠향(歆饗)하는 것이다.[禮, 器. 是故大備. 大備, 盛德也. 禮釋回, 增美質, 措則正, 施則行. 其在人也, 如竹箭之有筠也, 如松柏之有心也. 二者居天下之大端矣. 故貫四時而不改柯易葉. 故君子有禮, 則外諧而內無怨. 故物無不懷仁, 鬼神饗德.]”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기인[欺人] 사람을 속임. 남을 속임. 참고로, 당(唐)나라의 시인 설능(薛能)의 시 춘일사부우회(春日使府寓懷)에 “청춘은 나를 등지고 당당히 가 버리고, 백발은 사람을 속여 자주자주 나는구나.[靑春背我堂堂去, 白髮欺人故故生.]”라고 한 데서 보이고, 당(唐) 나라 한유(韓愈)의 원훼(原毁)에 “자기에게 선한 점이 있지도 않으면서 나는 이런 선행을 하니 이 정도면 또한 충분하다고 하고, 자기가 제대로 하는 일이 있지도 않으면서 나는 이것을 잘하니 이 정도면 또한 충분하다고 한다. 이처럼 밖으로는 남을 속이고 안으로는 마음을 속이기만 하면서, 조금도 닦아서 얻은 것이 없는 상태로 일생을 마치고 만다.[己未有善, 曰我善是, 是亦足矣. 己未有能, 曰我能是, 是亦足矣. 外而欺於人, 內而欺於心, 未少有得而止矣.]”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횡역[橫逆] 떳떳한 이치(理致)와 도리에 어그러짐. 일이 어긋나서 역경에 처함. 횡포한 행위. 무리한 처사. 상리에 어긋난 짓을 함. 강포(强暴)하여 이치를 거스르는 것. 횡포하고 억지스럽다. 갑작스럽게 기운이 역상(逆上)하는 증상. 횡역(橫逆)은 강포(强暴)하여 이치에 따르지 않는 것을 말한다. 맹자(孟子) 이루 하(離婁下)에 “여기에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가 나에게 횡역(橫逆)하게 대한다면 군자는 반드시 스스로 반성하기를 ‘내가 필시 그에게 불인하게 대했을 것이며, 내가 필시 그에게 무례하게 대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러한 일이 어찌 이를 수 있겠는가.’라고 할 것이다. 스스로 반성해 보아도 인하게 대했고 스스로 반성해 보아도 예의가 있었는데 그가 나에게 이렇게 횡역하게 대한 것이라면 군자는 반드시 스스로 반성하기를 ‘내가 필시 성의를 다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할 것이다. 스스로 반성해 보아도 성의를 다하였는데 그가 나에게 이렇게 횡역하게 대한 것이라면 그제야 군자는 ‘이 사람은 망녕된 사람이다.’라고 할 것이다. 이와 같다면 금수(禽獸)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금수를 상대로 다시 무엇을 따진단 말인가.[有人於此, 其待我以橫逆, 則君子必自反也. 我必不仁也, 必無禮也, 此物奚宜至哉? 其自反而仁矣, 自反而有禮矣, 其橫逆由是也, 君子必自反也. 我必不忠. 自反而忠矣, 其橫逆由是也, 君子曰: 此亦妄人也已矣. 如此則與禽獸奚擇哉? 於禽獸又何難焉?]”라고 하였다.
- 기우[器宇] 기량(器量). 재능(才能)과 도량(度量). 사람의 타고난 인품이나 도량. 재능과 인품. 외관. 생김새. 외양. 외모. 풍채. 용모. 참고로, 장자(莊子) 경상초(庚桑楚)에 “기우가 태평하고 안정된 자는 하늘의 빛을 발한다.[宇泰定者, 發乎天光.]”라고 하였다.
- 전화위복[轉禍爲福] 화가 변하여 복이 된다. 화를 바꾸어 복으로 한다. 재앙이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으로, 좋지 않은 일이 계기가 되어 오히려 좋은 일이 생김을 이르는 말. 어떤 불행(不幸)한 일이라도 끊임없는 노력(努力)과 강인한 의지로 힘쓰면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말. 전국책(戰國策) 연책(燕策)에 소진(蘇秦)이 “성인은 일을 처리함에 화(禍)를 돌려 복(福)으로 만들고, 패배를 바탕으로 공을 이룬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환공(桓公)은 한 부인을 쫓음으로써 명성이 더욱 높아졌고, 한헌(韓獻)은 죄를 얻고도 사귐이 더욱 굳어졌던 것입니다. 이는 모두 화(禍)를 복(福)으로 돌리고, 패배를 인하여 공(功)을 세운 좋은 예입니다.[聖人之制事也, 轉禍而爲福, 因敗而爲功. 故桓公負婦人而名益尊, 韓獻開罪而交愈固, 此皆轉禍而爲福, 因敗而爲功者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반화위복(反禍爲福). 화전위복(禍轉爲福). 새옹지마(塞翁之馬).
【譯文】 釋回增美, 轉禍爲福.
毁謗他人的人不美善, 但承受他人毁謗的人遭遇一番譏訕毁謗就增加一番修身反省, 可以去除邪僻而增加美善 ; 欺侮他人的人不是福, 但承受他人欺侮的人遭遇一番橫禍厄運就增長一番器識氣宇, 可以轉變禍患而成爲幸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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