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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나려는 것은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世說新語세설신어>


사영운(謝靈運)은 곡병립(曲柄笠) 쓰기를 좋아하였다.

공은사(孔隱士: 공순지孔淳之)가 말하였다.

“그대는 마음이 고상(高尙)하고 원대(遠大)하기를 희구(希求)하면서 어찌하여 곡개(曲蓋) 따위의 외관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오?”

사영운이 대답하였다.

“그림자를 두려워하지 않고자 하는 자는, 아직 그림자를 잊어버리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겠소.”

<세설신어 제2편 언어>


謝靈運好戴曲柄笠, 孔隱士謂曰 : ‘卿欲希心高遠, 何不能遺曲蓋之貌?’ 謝答曰 : ‘將不畏影者, 未能忘懷.’ <世說新語 第二篇 言語108>


  • 외영자[畏影者]  장자(莊子) 어부(漁父)에, 공자(孔子)가 어부(漁父)에게 “나는 잘못한 일도 없이 여러 가지 비방을 받으니,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어부가 대답하기를 “제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제 발자국을 싫어하여 그것을 떼버리려고 달아난 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발을 자주 들수록 발자국은 더욱 많아지고 아무리 빨리 뛰어도 그림자는 몸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직도 제 걸음이 느려서 그런 줄 알고 더욱 빨리 달리다 마침내는 지쳐 죽고 말았습니다. 그는 그늘 속으로 들어가 있으면 곧 그림자가 없어지고, 조용히 쉬고 있으면 발자국도 멈춰진다는 것을 몰라서 그렇게 된 것이니, 어리석음이 심한 것이 아니겠습니까.[人有畏影惡跡而去之走者, 舉足愈數而跡愈多, 走愈疾而影不離身, 自以為尚遲, 疾走不休, 絕力而死. 不知處陰以休影, 處靜以息跡, 愚亦甚矣.]”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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