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착도[代人捉刀] 남을 대신(代身)하여 일을 함. 원래는 칼을 잡고 호위한다는 말이었지만, 후에 그 뜻이 변해 남의 손을 빌려 글을 쓰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용지(容止)에 “위무제(魏武帝) 조조(曹操)가 흉노의 사신을 접견하게 되었는데,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여 먼 나라(흉노)에 위엄을 보이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최계규(崔季珪, 최염崔琰)에게 자신의 역할을 대신하게 하고, 자기는 칼을 잡고 용상의 머리맡에 서 있었다. 접견을 마친 후에 첩자를 시켜 흉노의 사신에게 ‘위왕께서는 어떠하십디까?’라고 물으니, 흉노의 사자가 ‘위왕은 풍채가 아름다웠소. 그런데 용상 머리맡에 칼을 잡고 서 있던 사람이 진짜 영웅이었소.’라고 하였다. 위무제 조조는 이 말을 듣고 사람을 시켜 사자를 쫓아가 죽여 버렸다.[魏武將見匈奴使, 自以爲形陋, 不足雄遠國. 使崔季珪代, 帝自捉刀立床頭. 旣畢, 令間諜問曰, 魏王何如. 匈奴使答曰, 魏王雅望非常. 然床頭捉刀人, 此乃英雄也. 魏武聞之, 追殺此使.]”는 고사에서 보인다. 위무제가 칼을 잡았다는 뜻의 위무착도(魏武捉刀)라고도 한다.
대인출임조[大人出臨洮] 진 시황(秦始皇) 26년에 임조(臨洮)에 키가 5장(丈)이고 발이 6척(尺)인 거인(巨人) 12명이 모두 이적(夷狄)의 옷을 입고 나타났는데, 이해에 시황(始皇)이 처음으로 6국(國)을 병탄하였다 한다. 임조(臨洮)는 진대(秦代)에 감숙성(甘肅省) 민현(岷縣) 지역에 두었던 현이다. <漢書 五行志 下之上>·<漢書 地理志 下 隴書郡>
대인합병이위공[大人合竝而爲公] 대인(大人)은 만물의 사(私)를 하나로 병합하여 공평하게 베푼 것임. 곧 대인이라고 명명한 까닭은 만물의 사(私)를 하나로 병합하여 공평하게 베풀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장자(莊子) 제25편 칙양(則陽)에 “언덕이나 산은 낮은 토지가 쌓여서 높게 된 것이고, 장강(長江)과 황하(黃河)는 작은 물이 모여서 크게 된 것이고, 대인(大人)은 만물의 사(私)를 하나로 병합하여 공평하게 베푼 것이다.[丘山積卑而爲高, 江河合水而爲大, 大人合幷而爲公.]”라고 한 데서 보인다.
대인호변[大人虎變] 호랑이 등의 무늬가 다채롭게 변하듯이 대인이 악을 버리고 선으로 옮겨가서 그 아름다움이 더욱 드러남을 뜻하는데, 큰 인물의 출처와 행동은 그 변화를 헤아릴 수 없음을 비유하는 말로 흔히 쓰인다. 주역(周易) 혁괘(革卦)에 “구오는 대인이 범이 변하듯 함이니, 점치지 않아도 믿음이 있다.[九五 大人虎變 未占有孚]”라고 한 데서 나왔다.
대인호변[大人虎變] 대인이 잘 변혁(變革)한다는 뜻이다. 주역(周易) 혁괘(革卦) 구오효(九五爻)의 효사에 “대인이 범이 변하듯 함이니, 점치지 않고도 믿음이 있다.[大人虎變, 未占有孚.]”라고 하였고, 구오 상(九五象)에 “‘대인호변’은 그 문채가 빛나는 것이다.[大人虎變, 其文炳也.]”라고 하였는데, 정전(程傳)에서는 “대인은 지나는 곳이 신묘하게 변화하고 사리가 밝게 드러나서 마치 호랑이의 무늬가 아름다운 것과 같이 된다. 이 때문에 ‘호변’이라고 한 것이다.[所過變化 事理炳著 如虎之文采 故云虎變]”라고 풀이하였다. 이에 따르면 호변(虎變)의 변(變)은 호랑이 털의 무늬를 뜻하는 말로, 여기서는 대인의 훌륭한 의표(儀表)를 빗대는 말로 쓰였다. 다만 본의(本義)에서는 “호(虎)는 대인의 형상이고, 변(變)은 가죽에 털이 드물어져 털갈이함을 이른다.[虎 大人之象 變 謂希革而毛毨也]”라고 하여 ‘變’에 대한 해석이 상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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